얼마 전 우거(寓居)를 옮겼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한테 신세를 졌다. 그 중 집 청소를 하고 이삿짐을 운반한 분들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 생활먼지가 켜켜이 쌓여있던 집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새집이 됐다. 역시 전문가는 달랐다. 중간 중간 청소전과 후의 달라진 모습을 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하는 서비스까지 했다. 청소하면서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건 손을 봐 사용하기 편하게 했다. 청소를 다 마친 후에는 집 전체 소독까지 했다.청소 다음 날 이사를 했다. 얼마 안돼 보이던 살림이 풀어놓으니 꽤 됐다. 그 많은 짐을 단 세 시간 만에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여느 스포츠와 달리 야구는 여름이 제철이다. 구기 종목 가운데 선수들의 운동량이 적어 더위를 덜 타기 때문일 것이다. 양 팀 선수 중 투수, 포수, 타자, 주자 등 몇 명만 빼고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다 규칙이 복잡해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야구는 정신적․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매우 어려운 스포츠다. 투수의 투구로부터 시작하는 야구는 의미 없는 볼이 없다. 선수는 물론 관전자들은 공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위 ‘야구에 미친 사람’이 많다.필자도 이에 속한다. 오죽
화창한 6월 첫 주말 충남 태안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을 다녀왔다. 그동안 여러 번 그 앞을 지났지만 이번 처음으로 들렀다. 한 마디로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규모도 규모려니와 난생 처음 만나는 수목이 부지기수였다. 이제까지 필자가 다녀본 수목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많은 꽃과 나무가 하나같이 있어야 할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꾸민 사람이 민병갈이다. 그는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작은 광산마을 피츠톤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1943년 미 해군 정보장교로 임관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얼마 전 주말에 있었던 일이다. “아빠 나 폰 AS 맡기고 인터넷 문자 사이트로 문자하는데 통화는 안 되고 문자만 가능해.”라는 메시지가 떴다. 필자는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고 부산에 사는 딸이 보낸 것이라 생각했다. 평소 딸의 어투와 같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즉각 “오케이!”라고 답했다. 한 시간 반 쯤 지났을까 다시 문자가 왔다. “아빠 지금 시간되면 잠깐 편의점 다녀올 수 있어?” 그렇다고 답한 필자는 왜냐고 물었다. “아무 편의점 가서 구글기프트카드 40만 원어치 구매해 줄 수 있어? 이따 폰 수리되면 아빠한테 입금해 줄게.
스포츠 스타들의 과거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여자프로배구 쌍둥이 자매 선수로 인해 촉발된 학투는 각종 스포츠는 물론 연예계 등으로 번지고 있다. 대부분 10여 년 지난 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터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오래 전 일이고 당사자가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고 해도 폭력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폭력 근절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한국전쟁 직후 태생인 필자가 자랄 때에는 우리 사회 곳곳에 폭력이 만연해 있었다. 중고등학교는 물론 초등
최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영화 「미나리」를 봤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열망하며 미국에서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아칸소 주로 이민 간 한 한인 가족의 눈물겨운 정착기다. 이 영화는 고희를 넘긴 배우 윤여정이 열연한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이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이 영화로 이미 미국배우조합(SAG)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쥠으로써 오스카상 수상도 가시권에 있다.영화 「미나리」를 본 관객은 저마다 느낀 감흥이 다 달랐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딸네 가족을 돕기 위해
2020년은 인류 현대사에 ‘코로나19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연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점차 창궐하더니 빠른 속도로 온 지구촌을 덮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유국가의 피해가 심했다. 2021년 1월10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 220개국에서 약 9천만 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그중 약 200만 명이 사망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요즘 일일 확진환자가 600명을 오르내리고 있고 이제까지 1100여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이 와중에 최근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과 미국에서 개발한 백신을 일부 국
최근 구십 노모께서 평생 처음 큰 수술을 받았다. 3시간 예정이던 수술이 5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기미가 없었다. 혹시 무슨 변고라도 있는 건 아닌 지 가족의 애간장이 타들어갔다. 6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 그길로 곧장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수술 경과가 좋았다는 집도의 설명을 듣고서야 안도가 되었다. 다음날부터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았고 입원한 지 2주 만에 퇴원했다. 입원실에서는 간병인이 24시간 항상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족이 면회하기 위해서는 간병인과 맞교대 해야만 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했다.
달포 전 강원도 봉평에 있는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 문학관을 찾았다. 봉평은 꼭 한 번 가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다가 이번에 큰마음 먹고 들렸다. 필자 머릿속에 있는 봉평은 왠지 비탈이 많은 산촌으로 각인돼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넓은 들도 많았다. 봉평 하면 제일 먼저 하얀 메밀꽃이 떠오른다. 이효석의 유명한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때문이리라. 메밀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구황작물(救荒作物)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여름 물난리로 인해 파종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작황이 형편없어 보였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9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면서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이 갑자기 늘어난 ‘자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다. 특히 외부 사회활동이 많았던 사람일수록 뜻하지 않은 유폐(幽閉)에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일찍이 “생존하는 것은 강한 종(種)도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을 가장 잘 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고 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코로나19시대는 최소 2021년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 한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도 또 다른 변종 바
바야흐로 반려의 시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9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26%,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올 하반기 인구주택총조사 때 반려동물 양육 실태도 포함시킨다고 한다. 이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그 중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동반자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필자도 어렸을 때 데비(Debby)라고 불렀던 폭스테리어를 길렀다. 데비는 원산지가 영국인 사냥개로 아주 영민하고 용맹했다. 덩치는 진돗개 정도로 크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달 초 고등학교 친구들과 지리산 노고단에 올랐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내려간 그 전날부터 장마구름이 북상해 남부지방은 소강상태였다. 교통편은 용산역을 출발해 구례구역에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를 이용했다. 그런데 하필 제일 하급열차에 나라꽃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최근 일각에서 국화(國花)를 개나리나 진달래 등 우리 꽃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애국가 후렴구에도 있는 엄연한 나라꽃 아닌가. 코레일 측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나름대로 완행열차로 여행하는 맛이 쏠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있어 공사(公私) 대부분의 만남을 자제하는 사회분위기다. 이런 날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법 오래되다 보니 자유롭게 사람 만나 대화할 때가 참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본성을 거슬러 비사회적이 되라고 하니 보통 갑갑한 일이 아니다. 평상시생활을 못하게 된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고 있고 날로 불안해한다. 그러나 만사는 양면이 있고 위기가 기회인 법.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요즘이 바로 책읽기에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봄을 맞아 얼마 전 양재동 꽃시장에
농촌지역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서 농어촌 지자체는 심각한 재정부족 문제에 직면해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절반에 달하는 지자체가 향후 30년 이내 소멸위험에 놓여있다. 대도시와 농어촌의 재정자립도는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때마침 몇 달전 지방소멸의 위기를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21.9.28)했다. 관련법규 에 의거 2023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일본은 한참 앞선 2008년부터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고향납세는 지방인 고향에서
우리농업인 대부분이 쌀농사를 짓는다. 쌀농사는 우리나라 농업의 가장 대표적인 농작물이다. 못 먹던 시절에는 굶주림에서 해방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80년대에 이르러 고도의 경제성장과 급격한 산업신장에 따라 국민의 식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게 되었다. 특히 쌀의 자급자족으로 우리의 식생활이 풍요롭게 되고, 편의성을 추구하는 현대식 식단이 등장하면서 쌀밥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아울러 먹고 살만하면 민주화 욕구가 커진다고 했던가. 오늘날처럼 자신의 건강과 친환경기반에 관심이 높은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식인
- 눈길이 가야 손길이 간다 -파주시의 경우, 허준 한방의료 관광자원화 사업은 정부정책에 발맞추어 선제적으로 한방 웰니스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선점하였다. 이는 지역 주민 소득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크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이런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인 결과 지역과 농촌을 되살리고 있다. 차별화된 관광자원의 활성화는 지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음은 물론 농촌사회가 원활히 유지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금차 선행된 용역결과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
그동안 코로나19 환경으로 인해 사람들이 지쳐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숲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숲이 지친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근래 도시텃밭 가꾸기 활동이 녹색도시 조성, 미세먼지 저감 등으로 주목 받고 있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작물재배뿐만 아니라 일상 속 휴식처로서 누구나 쉽게 도시농업 실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수도권의 경우, 건물옥상을 녹색공간으로 탈바꿈해 미세먼지개선은 물론이고 채소와 꽃 등을 가꾸면서 정서순화와 가족간 유대
# ‘오늘 그리고 우리들’ 중에서 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매 시간 민감한 상황 속에 얽매어 사는 현대인들은 도심 속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난 안빈낙도를 꿈꾸게 된다. 이는 ‘오늘 그리고 우리들’이라는 다음 글을 보면 욕구가 더 강해질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더 높은 빌딩과 더 넓은 고속도로를 갖고 있지만, 성질은 더 급해지고 시야는 더 좁아졌습니다. 돈은 더 쓰지만 즐거움은 줄었고, 집은 커졌지만, 식구는 줄어들었습니다. 일은 더 대충 대충 넘겨도 시간은 늘 모자라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줄어들었습니다. 약은 더 먹지만 건강
지구 온난화는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기간에서 보면 점진적인 변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 역사로 본다면 거의 빛의 속도로 벌어지는 일이다. 앨고어의 ‘불편한 진실’ 중에서 의 기후에 관한 글이다.근래 유례없는 폭염이 찾아왔다. 폭염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온실가스 증가율을 보이며 지구 온난화 현상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강력한 주범 중의 하나는 이산화탄소다. 250년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은 30%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구 전체가 뜨거워지고 있다. 우
농업생명공학 적극 육성해 농촌에 희망을 일찍이 공자(孔子)는 식(食), 병(兵), 신(信) 셋 중에서 군사(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식(食)이라고 하여 군사력보다 식량안보를 중요시 했다.이러한 농경사회의 농업관은 서구의 기독교 사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기독교의 교리에서는 농업인은 식량을 생산하는 근면한 사람들로서‘신의 선택을 받은 자(the people chosen by God)’로 여겨왔다.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의 세종대왕이‘국가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삼는다'(國以民爲本 民以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