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경제별곡] 농촌유학의 사회경제적 효과
[전성군 경제별곡] 농촌유학의 사회경제적 효과
  • 전성군 지역아카데미전문위원/경제학박사
  • 승인 2019.05.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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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도시에서 자라는 초등학생들은 학교 문을 나서자마자 학원을 전전한다. 아이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가난한 가정을 제외하면 100%에 달한다고 한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마땅히 뛰어놀 곳이 없는 아이들은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대부분의 틈새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경북 예천의 용문초등학교의 경우, 도시를 떠나 이곳으로 유학 온 11명의 초등학생들이 있다. 이곳에는 학원도 없고 스마트폰도 자진 반납하고 농촌학교를 다니며 농촌체험을 즐기고 있다. 

  이렇듯 아이가 잠시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도시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 교육을 위해 아예 귀농을 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그러지는 못하더라도 아이만이라도 시골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주말 농촌체험이나 여름방학을 이용한 농촌캠프와 같은 소극적인 '농촌방문'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학생이 짧게는 10일, 길게는 1년 동안 농촌학교로 전학와서 생활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농촌유학'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러다 보니 폐교위기에 몰렸던 일부 농촌학교는 활기가 넘치고,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격언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학교 안에 컴퓨터, 가야금, 한국화, 피아노, 영어, 스포츠댄스, 골프, 사물놀이 등의 과정을 개설한 경기 양평의 조현초등학교. 농촌유학생을 위해 기숙센터까지 마련하고, 방과 후에는 이 센터에서 원어민 영어교사 강좌, 요가와 명상, 자연체험, 한지공예 등을 가르치는 전북 완주의 봉동초등학교 양화분교. 2주짜리 짧은 산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남 함양의 마천초등학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일을 조직적으로 풀어낸 것은 일본이 한참 앞섰다. '산촌유학'이라 불리는 일본 농촌학교프로그램의 경우, 도시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농촌의 생활과 교육을 체험시키고 있다. 30여년전 1주간의 농촌체험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정부와 단체의 지원을 받는 체계적인 유학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1976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산촌유학을 해 본 학교는 전국적으로 500여 곳에 이른다.     

 현재 일본 산촌유학은 행정이 주체인 곳이 20%, 지역 주민과 학교가 주체인 곳이 60%, 민간단체가 주체인 곳이 20%이다. 우리나라에는 일본과 같이 일년 단위로 도시아이들이 농촌에 가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도시학교와 농촌학교간의 실력 차이를 걱정함은 물론,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 시기에 부모와 떨어져서 성장하는 문제를 염려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일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에는 도농간의 실력차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전국 구석구석을 가리지 않고 온갖 다양한 정보가 날아다니는 인터넷 시대다. 사람이 많이 모인 대도시에 가야만 견문이 넓어지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또한 자녀들이 부모와 떨어져서 기숙생활을 할 경우 성장에 어떠한 지장이 있을까.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서 의복도 스스로 갈아입고, 아침에 부모가 깨워주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면 오히려 독립심이 더 커지게 될 것이다. 국내의 농산촌에도 멀어야 6시간이면 당도할 기숙센터가 마련된 풍치 좋은 학교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가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다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아이들과 가족 일부 또는 전부가 일시적으로 옮겨와 생활하는 가족형의 농촌 유학의 경우 귀농을 촉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농촌유학의 일차적인 성과로 농촌학교 학생 수를 늘려 학교운영을 정상화시키고, 학생들로 하여금 자연과 농촌을 이해하게 하는 인성·감성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구구조 개선, 주거시설 개선, 도농교류와 귀농 촉진, 지역경제 부양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성군 지역아카데미전문위원/경제학박사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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