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고관절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 (1) 고관절 이형성증

반려동물이 뒷다리를 절 때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꽤 많은 경우에서 고관절의 통증이 주 원인이 되는 걸 볼 수 있다.

 

고관절이란, 골반뼈와 대퇴골이 만나서 형성하는 관절을 말한다. 엉덩이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움푹 파여있는 골반뼈의 관골구에 대퇴골의 머리 (대퇴골두)가 쏙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인대와 관절낭 조직들이 그 주변을 탄탄하게 잡아줌으로써 안정적인 관절 운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볼 예정이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고관절 이형성증에 대해서 알아보자.

고관절 이형성증이란, 고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야 할 인대가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관절의 불안정성이 생기면서 진행되는 유전 질환을 말한다.

다시 말해 관골구 안에서 매끄럽게 대퇴골두가 움직여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고관절 이형성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는 대퇴골두가 관골구를 조금씩 이탈하면서 불안정하게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고관절 불안정성의 정도는 케이스마다 다르다. 불안정성이 큰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통증과 불편감을 줘서 다리는 저는 증상을 보이게 하고, 불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결과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고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시켜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수순을 밟는다.

 

일반적으로 대형견에서 자주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형견에서도 심심치 않게 관찰이 되곤 한다.

고양이에서는 이 질환을 쉽게 보기 힘들지만, 발생 사례 종종 있곤 하다.

 

고관절 불안정성이 관절의 변형이나,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발견이 된다면, 통증을 감소 시키고, 퇴행성 변화로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지만 대개는 수술 시기를 놓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동물병원에서 고관절 이형성증이 진단되었을 때는 우선 약물치료로 시작을 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서 휴식 시간을 늘리면 파행증이 개선되지만, 약물 치료 자체가 퇴행성 변화 자체를 막을 순 없기 때문에 통증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 발현 빈도가 잦고, 파행 정도가 심해진다면 대퇴골두절단술이라는 수술을 받음으로써 고관절의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은 말그대로 대퇴골두를 없애는 수술이다 보니 정상적인 다리에 비해서는 미약하게 절뚝이는 모습이 후유증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아파서 절뚝이는게 아니라 관절 구조가 바뀌면서 절뚝이는 것이다.) 환자의 체구가 작을 수록 그 정도는 미미한 편이며, 그렇지 않은 중대형견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후유증은 수술 후 재활 훈련을 열심히 한다며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으니 이 수술을 앞두고 있는 보호자분들은 꼭 참고하셔야 할 사항이다.

 

또 다른 수술 방법으로는 인공 관절 삽입술이 있다.

인공 관절 삽입술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보행 회복을 보일 수 있어 효과적인 수술이다. 하지만 고비용, 고난이도의 수술이고, 소형견에서는 대퇴골두절단술로도 보행 회복이 대체로 만족할 만큼 이루어지다 보니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상용화 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관절 이형성증은 선천적 질환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이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고관절 이형성증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중성화 수술이 되어있지 않다면 중성화 수술을 해주실 것을 권장하곤 한다.)

반려견이 아직 성견이 되기 전이라면 동물병원에서 고관절의 느슨함이 있진 않은지 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란다. 고관절 이형성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향후 정기적인 검진 및 관리를 받으면서 가장 좋은 치료 예후를 가져올 수 있다. 이어서 다음 칼럼에서는 고관절 탈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기사제공 : VIP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안승엽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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