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용인시(시장 정찬민)와 (재)한국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상국)이 발굴조사 중인 용인 할미산성(경기도 기념물 제215호)의 현장설명회가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유적 발굴현장에서 개최한다.
* 발굴 현장: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마성리 산 41번지 일원

신라의 한강유역 점유기인 6세기 중반에 축조된 용인 할미산성의 발굴조사는 2011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4차에 걸쳐 진행 중이다. 산성의 남쪽 회절(廻折)구간을 대상으로 한 2011년 1차 발굴조사에서는 성벽의 축조방법을 규명함과 아울러 삼국시대 주거지 5기와 원형 수혈(竪穴, 구덩이) 3기를 확인하였다. 산성의 가장 높은 북쪽 회절구간에서 시행된 2012년 2차 발굴조사에서는 물을 모으기 위한 집수시설 1기와 주거지 13기, 원형수혈 6기가 발견되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3~4차 발굴조사는 산성의 중심구역이라 할 수 있는 성내 남쪽 경사면을 대상으로 한다. 조사 결과, 팔각형 등 다각을 이루는 2동의 건물지와 대형의 장방형 초석 건물지 2동, 점토와 석재로 구축된 집수시설 1기가 발견되었다. 이 외에도 삼국 시대 수혈 주거지 25기와 원형 수혈 13기, 매납(埋納, 목적을 가지고 땅에 묻음) 유구 2기 등 다양한 종류의 유구 다수가 높은 밀집도를 보이며 확인되었다.

이번 용인 할미산성에서 조사된 8각형 건물지는 내부에서 출토되는 고배(高杯, 굽 높은 잔)와 토기완(土器盌, 흙으로 만든 사발모양의 접시) 등의 유물로 보아 6세기 중반경 한강유역을 점유한 신라인에 의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석 건물지와 집수시설은 산 중턱에 경사면을 깎아내어 마련한 평탄 대지면 위에 일렬로 위치하고 있다. 집수시설을 중앙에 두고 좌우 대칭으로 초석 건물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계획적인 설계에 따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용인 할미산성은 효과적인 전투 수행을 위해 축조된 신라의 석축산성으로 발굴조사 과정에서 철제 화살촉을 비롯한 갑옷의 부속구(附屬具) 등이 출토된 바 있다. 할미산성은 전투가 없는 평상시에는 시조신과 천신에게 제사를 모시는 의례적 공간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며, 이번에 조사된 팔각형 건물지와 집수시설, 집수시설 좌우에 배치된 대형의 초석 건물지가 그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초석 건물지는 의례를 치르기 위해 준비하는 공간으로, 집수시설은 의례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물을 제공하는 시설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발굴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심도 있는 학술연구를 위해 오는 11월 14일에는 용인시와 한국문화유산연구원 주관으로 ‘용인 할미산성 발굴성과와 보존 활용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용인 할미산성의 역사적 성격 규명은 물론 지역 사회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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