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교수
김동수 교수

  갑진년 청룡의 해 2024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논해야 할 아침이건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는 어느 때보다 막중함을 느끼게 한다. 자살률·이혼율·노인빈곤율은 세계 1위, 출산율·국민 행복도는 세계 꼴찌에 머물고 있다. 한국 정치가 실패했다는 강력한 증거이다. 이러한 실패의 절대적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정치권이 이러한 난제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결과물이다. 즉,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기득권 세력만이 잘살겠다고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기업과 국민은 열심히 일하고 땀의 결과로 10대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런 나라를 정치인들이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번영해 온 국가이다. 펜데믹 사채 이후 글로벌 경제 질서가 빠르게 해체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무력 충돌과 전면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경제 블록화 등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부패 된 지배 계층의 무분별과 탐욕과 횡포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고, 반면 대중영합주의인 포풀리즘정책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사회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인 확증 편향으로 물들고 있는 것이 크나큰 문제이다.

저출산 문제는 정부는 물론 여야가 근본적으로 대책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5,100만 명대인 지금 우리 인구가 2072년이면 3,600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인구 절벽 보고서가 나왔다. 0.7명대 합계출산율이 올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인구 감소가 피해갈 수 없는 운명 이라면 상상을 초월한 통 큰 인구정책이 수립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아시아 최초의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다양성이 국가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 50년을 내다보는 인구정책 입안을 마련할 범정부 기구 구성에 나서야 한다. 외국인 기본정책을 위해 정부조직인 이민청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년 8개월 전 취임사를 통해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을 강조했지만 초라한 성적이다. 남은 임기 동안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사실 개혁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입법이 필수지만 정부가 마련한 개혁 관련 법안 중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한계가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제출한 법안을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정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다.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정치의 본질은 갈등 해결을 잘하는 것이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질 게 아니라 국가의 대의를 위해 타협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대통령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국민들께서 새집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나가지 않도록 도시 내에 주택 공급을 늘리고, 특히, 재개발, 재건축 사업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사업속도를 높이고, 1인 내지 2인 가구에 맞는 소형 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한, 경제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킬러규제를 지속적으로 혁파하고, 첨단 산업에 대한 촘촘한 지원을 통해 기업이 창의와 혁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그렇다면 새해 국정운영을 성공시키려면 최우선은 정치의 정상화이고 정치의 복원을 시켜야 한다. 현실은 극한 정쟁과 진영 대결, 기득권 수호와 포풀리즘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적일 뿐이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 국익을 위해 법률안 의결은 여야 간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설득과 타협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민생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다.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우리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언젠가 누군가 해야 한다면, 정당·의회를 존중하고 함께 일하지 않는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직장인들의 새해 간절한 소망은 월급이 인상되는 것이다. 노동강도 완화 및 노동시간 단축을 바라고 있고, 고용 안정 및 정규직 전환을 원하고 있다.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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