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교수
김동수 교수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이는 디플레이션 영역에 진입했다는 방증이다. 즉, 통화량이 적어서 물가가 떨어지고 돈의 가치가 올라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내수소비가 얼어붙다 보니 중국인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중국 경제 전반이 침체 돼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 경제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 그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 및 지방정부 부채 급증 등을 내수 위축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정부는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이 정책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구제 금융을 위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신규 채권을 발행 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펜데믹 사태에 따른 제로코로나 봉쇄 정책도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책 입안자들마저 경제 성장 목표를 수십 년 만에 5%대로 가장 낮게 잡았다.

중국의 소비시장을 주도해온 젊은이들이 백화점 1층의 명품 매장을 둘러보지 않고 값싼 매장이 몰려 있는 지하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때 즐겨 찾았던 스타벅스 대신 루이싱 커피를 찾는다고 한다. 이는 저소득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증표이다.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이 지표에 대한 발표를 중단한 바 있다. 아마도 일시적 구직단념자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직업도 없고 소득이 없으니 소비가 둔화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현재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시인했다. 시 주석은 팬데믹 사태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어려운 국제 정치·경제 환경과 국내의 경기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에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 더 효율적인 통화 정책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고 항변했다.

파산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시장 혼란으로 중국의 경제 모멘텀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응할 촉매제 역할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경기침체는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디플레이션 위기 장기화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최근 요소 수출통제 조치에서 보듯이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산 부품과 원료를 무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절대 의존 품목 55%가 중국산인 지금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가속도를 높여야 한다. 자유 우방국은 물론 남미·아프리카 등 개도국과 협력을 증폭시켜야 한다. 또한, 정부는 외교력을 더욱 발휘하고 강화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 속의 경제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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