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자 취득 공로? 아니면 정부 '상생금융' 회피 '묘수' 공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지난 1일 김대환(63년생, 61세) 삼성카드 사장이 유임됐다. 김 사장은 2020년 3월부터 삼성카드 대표 임기를 시작해 이번 대표직 유임 결정으로 임기 기간이 오는 2026년 3월까지 늘어나 비교적 명이 짧은 카드업계 6년 장수 CEO가 된다.

반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단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1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은 각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선정했다. 삼성생명은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59)이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고, 삼성화재는 이문화 삼성생명 부사장(56)이 내정됐다. 삼성증권 대표에는 박종문(58)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1964~1967년생 50대 대표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세대교체에 주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기류와 달리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만 예외적으로 60세가 넘어 롱런하는 이유가 모호하다.

일각에선 삼성카드가 지난 6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 취득에 이어 7월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데 김 사장의 공로가 인정받은게 아니냔 얘기가 나온다. 

삼성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세대교체에 방점을 두기보단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사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명분보다 신상필벌이 앞선다는 얘기인데 또다른 이유도 회자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카드사들이 연달아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어내 최근 지원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삼성카드는 삼성금융네트웍스를 통한 소극적 상생금융 지원으로 구색만 맞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난 9월 지역 활성화와 청소년 자살 예방과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시각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경제적·사회적 기반 구축을 위해 3개 CSR 사업에 20년간 총 12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20년에 걸쳐 진행하는 사업인 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보험사 주도로 이뤄져 삼성카드의 지원 비중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6월 우리카드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방문에 맞춰 업계 처음으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후 신한카드(4000억 원), 현대카드(4000억 원), KB국민카드(3857억 원), 롯데카드(3100억 원), 하나카드(3000억 원) 등이 연이어 수천억 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내놨기 때문에 삼성카드의 상생규모는 그저 코풀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이렇게 정부의 압박을 떨쳐낸 공로로 이번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의 유임 이유를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