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왼쪽부터)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오너가 있는 대기업집단 10곳 중 4곳은 총수(동일인)가 경영은 하지만 등기임원을 맡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자산 상위 10대 그룹에선 한화, HD현대그룹이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았다.또 오너일가들이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참여하는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중흥건설 그룹이다. 2018년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외 5명이 40곳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으나 정 회장의 차남인 정원철 시티그룹 회장이 2019년 계열분리가 되면서 26개의 계열사가 감소했다.

호반건설그룹은 2018년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 외 9명의 친족 일가가 30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 등재됐으나 올해는 6명의 총수 및 친족일가가 9개 계열사에만 등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M그룹은 우오현 SM그룹 회장 외 12명의 친족일가가 87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69곳으로 줄어들었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82개 대기업집단 중 4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수 47명 중 19명(40.4%)이 등기임원을 맡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엔 47명의 총수 중 등기임원이 아닌 경우가 14명(29.8%)이었다. 올해까지 5명 더 늘어난 셈이다.

범위를 총수 일가로 넓혀 보면, 2018년에는 경영에 참여하는 친족 260명 중 213명(81.9%)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는데, 올해는 경영 참여자 241명 중 191명(79.3%)으로 5년 전보다 19명 감소했다. 상법상 주식회사는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임원)을 등기부에 등재하게 돼 있는데, 일부 재벌 총수와 일가들은 비등기 상태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관행이 굳어져있다.

2018년 총수가 등기임원이 아닌 대기업집단은 롯데(신동빈 회장), CJ(이재현 회장), DL(이준용 회장), OCI(이우현 회장), 태광(이호진 회장), 동국제강(장세주 회장), 유진(유경선 회장), 두산(박용곤 회장), HD현대(정몽준 회장), 신세계(이명희 회장), DB(김준기 회장), 하이트진로(박문덕 회장), 한솔(이인희 회장) 등 14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롯데(신동빈 회장), OCI(이우현 회장), 두산(박정원 회장), 한솔(조동길 회장) 등 4곳은 올해 기준으로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으나, 코오롱(이웅열 회장), 금호석유화학(박찬구 회장), 금호아시아나(박삼구 회장), 동원(김재철 회장), 네이버(이해진 회장), 삼천리(이만득 회장), 한국타이어(조양래 회장), 한화(김승연 회장) 등은 추가로 총수가 등기임원이 아닌 대기업 집단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수 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경우는 줄었다. 3곳 이상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총수와 친인척들은 2018년 70명에서 올해는 52명으로 감소했다. 리더스인덱스는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통과 이후 중흥건설, 호반건설, 에스엠(SM) 등 건설업이 주력인 대기업집단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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