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면세점 DF2’ 입찰 준비 착수
롯데는 2032년까지 김포공항서 사업…이번에도 참여할지 '관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에 있는 호텔신라(대표 이부진)의 신라면세점 구역에 대한 차기 운영자 선정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서 기권한 롯데면세점이 절치부심 김포공항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최근 '서울 편입' 정치 화두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포의 공항 면세점이란 점에서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어 인천공항면세점에 이어 떠오르는 '알짜' 자리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라면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업체가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10년간의 다음 운영권을 어느 면세점이 가져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이르면 11월 말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를 내고 면세사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은 계약 조건 등이 담긴 공고가 나오지 않은 만큼 추후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은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2 구역으로 구분된다. 롯데면세점이 2022년부터 DF1 구역을, 신라면세점이 2018년부터 DF2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국제공항 DF2구역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김포국제공항 DF2구역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이번 입찰은 내년 4월 신라면세점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나오는 자리다. 계약상으로는 이달 16일 만료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을 인정받아 영업 기간이 6개월 연장됐다.

김포공항 DF2 구역 면세점은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에 있다. 사업장 면적은 약733.4m²(222평) 규모로, 매출 규모는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DF2 면세점은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기 때문에 ‘알짜’라는 평을 받는다.

신라면세점은 2018년 롯데면세점을 따돌리며 5년간의 DF2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최종 평가에서 94점을 받으며 롯데면세점(92점)을 근소하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입찰 당시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이라 운영 기간이 최대 5년이었는데, 내년 입찰에서는 기본 5년에 최대 5년까지 추가 운영을 요구할 수 있어 10년간의 운영권이 보장된다. 면세업계에서 관심을 갖고 입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신라면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사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 진행한 DF2 구역 입찰에는 두산면세점·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했다. 2021년 DF1 구역 입찰에도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이상 가나다순), 주요 3사가 모두 뛰어들었다. 이 구역은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에 이어 중국의 해외 단체관광객 허용 등 면세업계에는 호재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번 입찰에 대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운영 중인 전국 7개 국제공항의 올해 연간 국제선 이용객은 130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2032만명) 의 약 64%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10월 말에는 국제선 여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12월 여객은 2019년 대비 88%, 운항편수는 82%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공사는 내다봤다. 내년 국제선 이용객은 2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입찰에는 롯데의 참여 가능 여부도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DF1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DF2 구역 사업권까지 얻게 되면 자칫 독점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이미 화장품과 향수를 하고 있는데 주류, 담배까지 하면 한 공항에서 모든 품목을 다 판매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품목이 달라 규정상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하지는 않을 텐데 관세청이나 한국공항공사에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권까지 획득해 김포공항 면세점을 단독 운영하게 되면 독자적인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물러나면서 시내와 온라인 면세점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매출 비중이 높은 주류·담배 사업권인 만큼 면세점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남에도 매출은 줄고,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바뀌는 등 면세 업계가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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