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신진서 9단과 중국 양딩신 9단의 대국 장면. 시나닷컴
3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신진서 9단과 중국 양딩신 9단의 대국 장면. 시나닷컴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신진서·박정환·변상일·신민준·김명훈이 출전한 한국이 커제·양딩신·미위팅·리친청·자오천위의 중국을 4대 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서 한국의 신진서 9단은 중국의 양딩신 9단에게 백 240수 만에 불계승하며 가장 먼저 승전보를 보냈다. 초반부터 우세하게 판을 이끈 신진서가 양딩신의 좌변 대마를 잡으며 통쾌하게 승리했다. 이어 신민준 9단이 중국 최강 커제 9단을 상대로 324수 끝에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뒀고, 박정환 9단이 미위팅 9단에게 261수 만에 흑 불계승, 김명훈 9단이 자오천위 9단에게 297수 백 4집반승을 거뒀다.

이날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선 한국의 최정·김은지·오유진 팀이 중국의 위즈잉·리허·우이밍 팀에게 1대 2로 패배해 은메달을 땄다. 예선에서 중국을 상대로 승리한 바 있어 유리한 승부가 예상됐었으나 ‘여자 최강’ 최정 9단이 예선에서 물리친 바 있는 리허 5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게 컸다.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에서 최정은 5번 출전해 4승 1패를 거뒀다.

3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환, 김명훈, 신진서, 신민준, 변상일, 이지현 9단. 뉴스1
3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환, 김명훈, 신진서, 신민준, 변상일, 이지현 9단. 뉴스1

한국 바둑 대표팀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은·동메달 1개씩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동메달은 지난달 28일 끝난 남자 개인전에서 신진서 9단이 획득한 바 있다.

아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바둑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 최강 신진서가 출전하는 남자 개인전과 여자 최강 최정이 이끄는 여자 단체전은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었다.

8월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응씨배마저 거머쥐며 명실상부 세계 최강에 오른 신진서가 남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에게 패배하며 동메달에 그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상대전적 3승 무패로 앞섰던 신진서도, 8강에서 박정환 9단에게 경기 막판 기적의 1선 묘수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올라온 쉬하오훙의 기세는 꺾지 못했다. 쉬하오훙은 결승에서 중국 최강 커제마저 물리치고 아시안게임 최초의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신진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모두 16번이나 출전했고, 딱 한 번 졌다. 그 한 번의 패배가 너무 컸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박정환은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남자 단체, 혼성 페어)에 올랐던 박정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13년 만에 이룬 3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17세 나이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박정환은 30세에 다시 출전해 3관왕을 달성했다. 바둑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3년 만에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도 바둑은 정식 종목에 들지 못했었다.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커제에게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이뤄낸 신민준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바둑 남자 대표팀 6명 중 유일하게 병역 특례 혜택의 주인공이 됐다. 박정환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진즉에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고, 이지현 9단은 이미 군대에 갔다 왔다. 신진서·변상일·김명훈은 학력 미달로 병역 면제 대상이다. 이들 세 선수는 바둑에 집중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학업을 포기했다. 이를테면 신진서는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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