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은 가운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고 삼성 측이 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은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중동 지역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이 추석 연휴기간에 쉬지도 못하고 제일먼저 사우디 네옴시티를 찾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존재한다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UAE(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몰린 외국기업 지역본부들을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이전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심지어 지난번 한국 방문시에도 빈살만은 한국 대기업 총수들 앞에서 대놓고 이를 종용하며 만일 옮기지 않을시 '불이익'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협박에 가까운 주문을 했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사우디 왕세자 빈살만,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 오른쪽부터)사우디 왕세자 빈살만,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중동에서 최대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37) 왕세자는 한때 그의 멘토였던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 나흐얀(62) UAE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의 등을 찔렀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2월 수도 리야드에서 현지 취재진을 불러 비공개 브리핑을 열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는 “수십년 동맹국인 UAE가 우리의 등을 찔렀다”며 “그들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예멘 정책과 사우디 주도의 원유 감산 방침을 둘러싸고 양국간 입장차가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UAE는 지난해 10월 사우디가 원유 감산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미국 관리들과 언론에 “사우디가 이 결정에 동참하도록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WSJ는 “UAE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석유수출기구(OPEC) 정책에 따라 300만 배럴까지만 생산할 수 있게 돼 수천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전 중인 예멘에 대한 지원 전략을 놓고서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두 국가는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에 맞서 예멘 정부군을 함께 도왔지만, UAE는 2018년부터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줄여왔다.

WSJ는 “두 나라의 실질적인 1인자 사이에 발생한 균열은 중동과 세계 석유시장의 지정학적 경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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