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동원•LX그룹 등 인수 측 주관사에 항의 공문도

HMM
HMM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HMM 매각 실사자료 제공 부실로 하림•동원•LX그룹 등 인수 측이 주관사인 삼성증권에 항의 공문를 보내는 사태에 이르러 HMM 매각 의지를 의심케 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이달 초 하림•동원•LX그룹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한 뒤 후보들에게 지난 6일부터 두달여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26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HMM 인수 후보 중 한 곳은 최근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에 항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 공문에는 HMM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매각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는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으로 실시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료 제공이 크게 부실해 인수 후보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인수 후보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HMM이 어떤 회사인지 판단할 지표가 부족해 경쟁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수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딜인데, 실사 자료가 너무 부실하다. 모든 인수 후보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MM 측은 상장사로서 경영상의 중요한 정보가 외부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충분한 자료 제공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후보뿐 아니라 매각 측의 요청에도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이 인수 후보 기업들을 탐탁치 않아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 책임론도 제기된다. 매각 주관사가 중간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인수 후보군의 불만이 쌓여 폭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사를 시작한 지 3주일이 지났지만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LX와 동원, 하림 등 적격인수후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글로벌 컨설팅회사 등과 자문 계약을 맺고 인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말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11월 초께 본입찰이 예고된 상황으로 추석 연휴 등을 빼면 이들에게 남은 실질적인 실사 기간은 한 달여에 불과한 상황이다.

실사 시작 뒤 3주가 지났지만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못하면서 HMM 매각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매각 측은 10월 말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11월 초께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추석 연휴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한달여만에 실사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 측은 “VDR 관련해 자료가 부실한 것은 사실”이라며 “자료 요청에 대해 묵묵부답인 경우가 있어 이런 부분이 쌓이면서 정식 공문 발송으로까지 번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