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태광산업,'롯데홈쇼핑,양평동 본사건물 토지 매입'에 반대

이마트 본사
이마트 본사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이마트(대표 강희석)가 SSG푸드슈퍼마켓을 신세계(대표 손영식)에 넘긴 것을 두고 주주들이 "본업경쟁력을 갉아먹는 주주이익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곧 주주행동에 돌입할 태세다. 또 롯데홈쇼핑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본사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반대 의견을 표명해 '돌풍'을 예고 했다.

신세계는 이마트 계열회사인 SSG푸드마켓 청담점·도곡점 토지와 건물을 1298억2500만원에 양수하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신세계 측은 "백화점 프리미엄 식품관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SSG푸드마켓을 양수하기로 했다"며 "양수 이후 관련 자산 및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도 "사업 재편에 따른 자산 매각"이라며 "비유동자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세계는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만들 것인지, 이마트는 이를 매각한 것이 정말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인지 주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신세계도 상장사, 이마트도 상장사인 상황에서 같은 그룹사라 할지라도 주주가 달라 이해관계 훼손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마트의 사업 부문을 신세계가 되사는 것을 둘러싸고 이마트의 부채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가지 않는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또 이마트가 몇년간 인수합병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부채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한 이유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마트와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I&C가 각각 47.8%, 28.3%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라이브쇼핑 지분 1126만주를 2255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영랑호리조트사업권 지분 100%를 신세계센트럴시티에 748억원을 받고 넘겼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래 신사업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대거 투자를 벌여왔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원 가량을 투자했고, W컨셉·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 굵직한 사업권 인수로 5조원 가량을 썼다. 2020년 말 3조3088억원에 달하던 이마트 차입금은 2021년 말 6조6835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올 들어 재무 구조 개선에 적극 힘쓰는 모습이다.

강 대표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점 추진 내용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비효율 자산의 유동화,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차입금을 대폭 줄이고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이마트는 상반기 투자 비용으로 5171억원을 썼는데 이는 전년 동기(6129억원) 대비 15.6% 줄어든 수치다.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 투자와 SSG닷컴·W컨셉·지마켓 등 온라인 사업 관련 투자 비용이 크게 줄었고, 지난해 신세계라이브쇼핑 사업을 신세계에 매각하면서 투자비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홈쇼핑 양평동 본사
롯데홈쇼핑 양평동 본사

한편,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이 당장 양평동 본사 건물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데도 이를 소유한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롯데홈쇼핑이 매입 결정을 내렸다면서 롯데홈쇼핑의 이사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태광산업은 롯데 양평 빌딩을 매입하면 롯데홈쇼핑 (법인명 우리홈쇼핑)이 영업이익 50억 등 총 17억 원 상당 이익을 봐, 매입이 회사이익에 부합한다고 자료를 믿고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찬성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 결의 후 다시 계산을 해본 결과, 오히려 200억 원가량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태광측은 덧붙였다. 

부동산을 2,035억 원에 인수키로 했는데, 다른 감정평가법인 감정결과 양평동 사옥이 1,800억 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이번 매입이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도와주기 위한 것으로,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이사들이 배임죄를 범하기 때문에 이사회 재 개최를 요구하고, 매입 중단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실상 이번 계약이 마무리되면 부동산 소유주인 롯데지주는 부동산 매각으로 1,300억 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돼 현금흐름 개선에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1분기 롯데지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59억 원으로, 캐시플로우가 나빠진 상황. 여기에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000억 원으로 현금 유출이 컸습니다. 결과적으로 1,3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오면 롯데지주로선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지금과 같이 홈쇼핑의 미래가 불분명하고 부동산 시장의 미래 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옥을 매입하는 것은 결국 재무 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롯데그룹의 유동성을 지원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홈쇼핑이 거액을 들여 사옥을 비싸게 매입하는 것은 우리 홈쇼핑을 경영위기에 빠드릴 수 있는 것임"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엔 부채비율이 높은 계열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같은 그룹 다른 계열사가 자산이나 사업부를 되사주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이젠 주주 권익이 강조되는 시대에 접어들어 이런 거래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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