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순이익’ 카드업계,가맹 수수료율 하락 탓 적자 주장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진=KB국민카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진=KB국민카드]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KB국민카드(대표 이창권)는 2분기 실적을 전 분기보다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1분기 대비 35.2%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소폭 성장했고, 전분기 사내근로복지기금 일시 출연에 따른 기저효과로 일반관리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16%로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NPL 비율도 1.08%로 0.13%포인트 각각 개선됐다. NPL 커버리지 비율 역시 331.7%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손실흡수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데도 카드업계는 앓는소리를 한다. 왜일까?

20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6243억원) 대비 12.85% 감소했으나, 2021년 상반기(1조4944억원) 수준은 유지했다.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BC카드 제외)의 순이익은 2조78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조8418억원보다는 2.14% 감소했다. 다만 9년 전(2014년 2조727억원)과 비교하면 34.17% 늘었다. 2018년과 2019년은 실적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지난 10년(2013~2022년)간 카드사들의 연 평균 순이익은 2조원을 웃돈 상황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상승추세지만 업계에서는 “위기”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정치권에서도 선거철마다 카드사의 실적 성장을 두고 ‘가맹점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여력이 있는 것 아니냐’며 카드업계를 압박해왔다.

카드사들이 ‘적자 위기’라고 주장하는 건 왜일까. 바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판매 순이익은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카드 이용액은 12.1% 증가했지만 신용판매 순이익은 362억원 적자였다. 소비자가 카드결제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는 얘기다.

신용판매 수익은 크게 ▲연회비 ▲할부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가맹점 수수료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이후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4.5%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개정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수수료 원가)을 재산정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4차례 인하해 왔기 때문이다. 영세·중소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시행됐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수수료 수익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