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교수
김동수 교수

  강의를 하는 저는 직설적으로 표현해 ‘말로 먹고 사는 사람’ 이지요. 사실 강의를 하지 않는 사람도 눈을 뜨면서부터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말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은 공기와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말은 상상할 수 없는 생명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이 주는 생명의 에너지는 태양 에너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말’을 우리는 어떻게 쓰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을 수 있다’는 속담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고, 아니면 어떤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습니다.

‘빙점’을 쓴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꼬에게 한 사람이 물었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친 도둑과 말을 잘못해 남에게 상처를 준 사람 중 누가 더 나쁩니까?” 미우라 여사는 말을 잘못한 사람이 더 나쁘다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귀한 반지를 도둑 맞았다고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존심 상한 말을 듣고 고민하다 자살할 수도 있지요.”

그렇습니다. 말을 잘 쓰면 이로운 도구가 되고 잘못하면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됩니다.

말로 먹고 사는 저는 말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낍니다. 저는 강의에 들어가기 전에 쓸데없는 말 하지 않고, 가르치려는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학생들 머리에 쏙쏙 들어가게 해줄까 늘 고민합니다.

남에게 기쁨을 주는 즐거운 말, 유익함을 주는 알찬 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위로의 말, 힘을 주는 용기의 말..

말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지배하며, 환경과 운명을 지배하합니다.

우리가 말을 잘 할 수 있기 위하여는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마음을 갖추는 인성교육도 이 중의 하나 입니다만 저는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책 속에는 무궁무진한 보물이 들어있지요.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문맹보다 더 심각한게 책맹’이라고 쓰여 있더군요. 글을 모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게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는 말에 저는 공감하며 염려가 되었습니다.

도서관 확충 운동을 주도하는 경희대 도정일 교수의 말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는 결코 창조적인 문화가 생산될 수 없습니다. 독서야 말로 지식산업사회를 준비하는 기본입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말을 주고 받아 아름다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돈 들지 않는 말, 잘하고 살면 얼마나 좋습니까?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잘 쓰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는다. (잠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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