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구조' 아파트 지하주차장 '보강철근' 빠져

남양주시 별내동  LH신혼희망타운 '별내퍼스트포레' [사진=조창용 기자]
남양주시 별내동 LH신혼희망타운 '별내퍼스트포레' [사진=조창용 기자]

[엔디엔뉴스=조창용 기자] LH와 시공사 SM삼환기업은 공공주택 부실시공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GS건설에 이어 또 한번 '순살아파트' 오명이 터진 셈이다.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경기 남양주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 지하 주차장 기둥에서 전단보강철근(보강 철근)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 긴급보강공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 번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처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 결과다.

지난해 4월 입주를 시작한 별내 신혼희망타운은 LH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신도시 A25블록에 공급한 공공분양아파트다. 최고 21층 5개동 행복주택 128세대와 공공분양주택 252세대 등 총 380세대 규모다.

문제가 된 아파트 발주는 LH가, 시공은 SM삼환기업이 맡았다. SM삼환기업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 능력 평가 기준 86위로 '경남아너스빌'과 '삼환나우빌','아르누보씨티 등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의 무량판 구조는 천장을 지지해주는 테두리 보나 벽이 없이 기둥이 슬라브를 직접 지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뼈대’ 역할을 하는 보강 철근을 필수적으로 넣어야 한다. 앞서 인천 검단 아파트에서도 보강 철근 누락이 직접적인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기둥 16개를 검사했더니 15개 기둥에서 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안내문에서 “시공사에 제공한 도면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시공사 및 감리사의 과실로 인해 해당 부실시공이 발생했다”며 “입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후속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사인 SM삼환기업은 “설계도면 대로 시공했다”는 입장이다. SM삼환기업 관계자는 “LH가 발주처이기 때문에 시공사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며 “LH에서 승인받은 대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LH 측은 “시공사로 넘어간 설계도면에는 전담 보강근의 철근이 모두 반영돼 있으며, 콘크리트 강도나 하중 설계 구조 역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공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내 아파트 단지에 공급되는 상수도관 이물질 발생 현상, 남양주 공공분양 아파트 보강철근 누락등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시흥은계 지구 수돗물 민원 및 LH 무량판 조사 결과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사진=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내 아파트 단지에 공급되는 상수도관 이물질 발생 현상, 남양주 공공분양 아파트 보강철근 누락등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시흥은계 지구 수돗물 민원 및 LH 무량판 조사 결과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사진=뉴스1]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경기 남양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된 일과 LH 시흥은계 공공주택지구 수돗물에서 오염물질이 나와 민원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와 함께 전면적 인사 및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원 장관은 이날 LH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LH 시흥은계 공공주택지구 수돗물 사고 조치 및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며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LH 시흥은계 공공주택지구에서는 수돗물에 이물질이 나왔고 경기 남양주 공공주택에서는 무량판으로 설계·시공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철근이 누락되는 등 결함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LH라는 공기업이 지은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점이 정말 부끄럽다"며 "LH에 대한 감독 부처로서, 공공주택에 대한 사업 책임을 지고 있는 국토부의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원칙대로 처리하고 한치도 국민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 장관은 "수돗물에 이물질이 나오게 된 불량 자재를 구매한 자 및 이에 대한 당시 감독 책임자, 그리고 무량판으로 설계 시공하면서 설계와 시공에서 전단보강근 등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감리 책임자에 대해서는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의 불안 해소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와 함께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면적인 인사 조치와 수사 고발 조치를 함으로써 앞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결론적으로 모든 책임은 좌든 우든 이권 카르텔이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 정부는 반 카르텔 자유·공정 정부로서 단호하게 조치하고 건설 분야에서의 이권 카르텔에 대해 전반적인 혁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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