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 경제학박사
전성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 경제학박사

  충남 홍성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업마을이다. 전국 최초로 벼농사에 친환경 오리 농법을 도입한 곳이기 때문이다. 다른 마을보다 특별히 넒은 땅을 가지지도,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지도, 많은 소득을 올리지도 않지만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을 생각하는,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마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는 정체된듯한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를바 없는 모습과 달리 마을 안은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이 땅을 농약과 오염으로부터 지켜내고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생산하겠다는 농부의 정신이 치열하게 살아있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의 먹거리와 우리의 생명, 우리의 미래의 모습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문당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풍경이 펼쳐진다. 사실 도시민들을 위하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지도 않고, 체험을 위한 특별한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농촌 체험활동의 시작에서 혹은 끝에서 문당마을을 방문한다면 체험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농촌의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 등을 이론이 아니라 마을에서의 교육과 체험을 통해 우리 몸으로, 우리 마음으로 익히게 된다.

많은 마을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오리농법을 초창기부터 도입한 마을이 바로 문당마을이다. 이제는 마을의 작은 농토를 넘어 이웃마을들까지도 농약 없는 농토로 만들고 있다. 마을의 몇 가구라도 함께 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 친환경농업이다. 물과 바람이 넘나들고 흐르면서 농약과 오염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하지 않았다면 진정한 유기농화는 실현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마을이 목적하는 바와 그 동안의 노력, 그들의 삶의 모습과 방식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 문당마을에서의 체험이다. 비록 특별나게 재미있는 체험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미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당마을에서의 체험은 필요하다.

마을 특성상 개별 가족이 방문하여 체험을 하기는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마음 맞는 가족들이 모여서,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몇 가족 모여서 마을을 방문해보자. 환경농업에 관한 강의도 듣고 실제 친환경 농사체험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 ‘생명과 환경’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야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선물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농업과 바른 먹거리에 대한 대안을 찾아 함께 어울리고 싶은 모임이나 단체에게 언제든 문당마을의 문은 열려 있다.

문당마을도 다른 농촌체험마을들과 비슷한 체험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지만, 그 체험들을 하기 이전에 먼저 찾아야 할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문당환경농업마을의 소개와 환경농업 및 오리농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서로 대화를 하는 시간이다. 문당마을은 농민교육과 도시소비자교육을 통한 환경농업의 전파를 마을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기에 그 내용을 먼저 배우고 질의, 응답을 통해 심화시키는 강의가 현장 체험에 앞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을듯하다.

풀무학교에서부터 시작하여 문당마을이 수십 년 동안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지에 대한 마을 소개를 시작으로 점차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 전통의 공통체적인 모습과 이웃과의 나눔과 협동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구나’고 느끼며 마을 주민들의 삶의 방식도 이해하게 된다. 지금은 많은 마을에서 시행하는 오리농법이지만 문당마을에서 초창기 시작할 때의 이야기와 친환경농법이 왜 필요한지, 친환경농법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점은 묻고 하다보면, 문당마을에 도착하여 첫 프로그램으로 둘러본 친환경 농업의 여러 현장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알고 나서 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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