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현정주지스님

대구광역시 특집/대원사 현정주지스님

 

번민 가득한 도심 속, 고요한 법향

대원사 현정주지스님

 

- 쌓여 있는 욕심을 비우면 올바른 판단력 되찾아

- 기도에 의미를 두고 집착하면 사길에 빠지기 십상

- 스님은 스님답게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학정청아람아파트 등 주거지와 상가가 밀집한 도심 속에 위치한 이질적인 장소 하나. 대구3호선 칠곡경대병원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대원사가 그곳이다. 시끌벅적한 속세와 달리 조용하면서도 현기가 가득한 절 내를 걷자니 경건한 마음이 절로 든다. 70여 년 전 불사된 대원사는 2차례 이전 끝에 지금에 자리에 이르렀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며 합창단, 어린이 법회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다. 꾸준히 발걸음 하던 6, 70여 명의 불자들의 수도 3, 40여 명으로 줄었다고. 웅장한 대웅전과 약 11m 높이의 3층 석가탑이 맞이하는 대원사에서 대원사 주지스님이자 대한불교 전국비구니회 수석부회장인 인자한 인상의 현정스님을 만나봤다.

기도, 번민을 비우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힘

대원사 절 내에 거닐다 보면 간절히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는 불자들을 볼 수 있다. 기도. 기도란 무엇일까? 현정주지스님은 기도의 본래 버릴 도, 버릴 기자예요. 나 자신을 버린다, 라는 뜻입니다. 쌓여 있는 욕심을 비워버리는 작업이 기도인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관세음보살을 자꾸 반복해서 부르면서 마음을 집중시켜 기도하다 보면 번민이 잠잠해진다. 있던 욕심을 쫓아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없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억울하고 속상하고 분하고 아깝고 사랑스러웠던 그 마음 자체가 형체도 모양도 없는 것. 관세음보살이라는 단어 속에 그대로 녹아서 비워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녹아서 비워버리면 마음이 맑아지게 된다. 맑아지고 밝아지게 되면 지혜로워진다. 지혜로워지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 “기도로서 마음을 밝히면 지혜가 발현되면서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 기도의 영험이다.

 

 

대원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첫째 주 금요일 저녁에 철야기도를 하는데, 현정주지스님은 산속에서 철야기도를 하면서 혼자만 들은 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세상에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러나 거기다가 의미를 두고 집착하면 사길에 빠지게 됩니다. 기도의 과정을 편안하게 받아들여 감사함으로 대처할 뿐, 구함을 얻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라고 당부했다. 기도를 하며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내 마음에 일어난 번민을 가라앉히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유로워지고 따뜻해지고 상대방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되는 것이 기도의 힘. 기도를 하여 사업이 잘 된다, 돈이 들어온다 이런 일이 완전히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빠져서 집착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되는 것이다.

물론 기도는 사업 잘 되게 해주세요, 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하나의 방법이고 나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시작하여 어떤 계산 없이 자꾸 기도하고 그것이 부처님 법대로 바르게 살겠습니다.”, “제가 사람답게 바르게 살겠습니다.”라고 이어지면 되는 것이다. 상황이 어렵든 어렵지 않든, 가난하든 넉넉하든 기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부처님 말씀 실천하는 구체적 수행

절내에서 불공을 드리며 스님께 좋은 말씀 들어도 그것은 그 순간뿐. 속세로 나가면 잊어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하여 현정주지스님은 스님들이 좋은 말만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말은 좋은 말인데 방법을 알려주고 수행을 하게끔 이끌어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대원사에서는 좋은 말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냥 좋은 말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되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되고 어떻게 실천을 해야만이 내가 내 삶을 바로 살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춰서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현정주지스님은 한국불교가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하여 스님은 스님답게, 수행자다운 생활을 한다면 불자들이 선구자로 바라보며 합장을 하고 따라올 것이고, 이는 불교가 발전하는데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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