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 경제학박사
전성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 경제학박사

  치유는 모든 인류에게 필수다. 그 중심에 치유농업을 꿈꾸는 남해 다랭이마을이 있다.

층층이 쌓여있는 다랭이논을 보면 누가 어떻게 쌓았는지 경이롭다. 한 뼘이라도 농경지를 넓히려는 노력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다랭이논을 만들었다. 지금은 다랭이논이 유명해져서 농경지이상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광고에서, 영화에서 다랭이논과 마을은 참 많이 소개되었다. 그래서인지 다랭이논을 보러온 사람들로 다랭이마을은 늘 북적인다. 눈에 보이는 다랭이논이 감탄스럽다면, 그것을 이루어낸 마을의 삶은 더욱 경이롭게 느껴진다. 지금 다랭이마을은 그 다랭이논을 쌓았던 삶의 방식 있는 그대로, 하던 그대로의 치유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있는 환경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이용하는 다랭이마을에서의 체험은 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렇듯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농촌 마을을 꼽으라면 아마도 다랭이마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CF와 영화 등 언론매체를 통하여 많이 소개 되어 지금은 하루에도 수백명의 내방객이 있다. 다랭이마을을 상징하는 다랭이논을 바라보면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말로 경이롭다. 또, 다랭이논을 등지고 바라보는 남해바다는 참 깊고 아름답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하지만, 다랭이마을의 진정한 모습은 그저 바라봄이 아닌, 다랭이논과 같이 층층이 놓인 집들 사이로 들어가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며 함께 식사하고, 다랭이마을만의 몽돌해안으로 내려가 다양한 바다의 치유체험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더해 몸으로 체험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자연이야말로 다랭이마을이 준비해 놓은 숨겨놓은 치유 선물이다.

우선 이 마을에 가면 어머니의 손맛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할머니의 손맛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할머니의 손맛이 더 깊음을 느끼는 기회가 바로 치유체험 시간이다. 농가민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겨운 맛은 할머니의 손맛이 아닐까싶다.

상차림은 마을의 삶 그대로다. 바로 옆 바다에서 건진 싱싱한 바다음식과,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들로 만들어진 밥상은 평소 집에서 먹는 반찬 가짓수보다 부족할지 모르나 싱싱하고 깨끗하다. 훌륭한 식재료에 할머니의 손맛이 더해져 밥 한 그릇 금방 쓱싹 비우게 된다. 다랭이마을은 개별 농가 단위로 농수산물을 판매하기 때문에 구매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머물렀던 농가에 부탁하고, 없으면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된다.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주요 생산활동은 논농사와 밭농사이다. 따라서 여느 농촌마을과 같은 농사체험이 가능한데, 그것이 여느 농촌마을과 다른 다랭이마을만의 특색 있는 농사체험이다. ‘내(川)가 더해진다’는 가천이라는 지명이 설명해 주듯이 아무리 가물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물이 다랭이 마을을 흐른다. 그래서 물을 댈 수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논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다랭이 논이다. 우스갯소리로 사람 엉덩이만큼의 땅만 있어도 논을 만들었다고 하니 한 뼘이라도 농토를 더 넓히려는 수백 년 전 선조들의 억척스러움이 묻어난다.

다랭이논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마을 한 켠에서 체험객들이 모여 다랭이논을 만들어 본다. 흙도 지고, 돌도 지고, 석축도 쌓고, 흙도 다지고 하는 활동을 하는데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하지만 함께 힘을 모아 다랭이논을 만들었다면 눈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계절별로 모내기철에는 다랭이논에 들어가서 손모내기체험도 할 수 있고, 마을 주민들이 많이 재배하는 마늘밭에 들어가 해풍 맞고 자라 최상의 맛을 자랑하는 마늘쫑을 뽑아 밥반찬도 하고 일정량 가지고 갈 수도 있는 치유체험도 유익하다.

다랭이마을에서는 바다체험에 더하여 선상치유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 함께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그물을 던져 잡아올린 고기를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준다. 말 그대로 남해바다의 풍광에 푹 빠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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