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년 한국유품관리협회장
김두년 한국유품관리협회장

  혼자 살기 편한 세상이 되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고, 혼자서도 살기 편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되었다. 혼자 사는 것은 사회의 풍요로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러한 것들을 목표로 우리는 열심히 살아온 것은 아닐까?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가족들은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웠다. 의식주를 가족단위로 해결해야 만 했다. 기성복이 흔하지 않던 시절 길쌈과 뜨개질, 세탁은 주로 어머니들 몫이었다.

음식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곳이 흔치 않았으므로 식생활은 거의 전적으로 집에서 해결해야 했다. 주거생활도 매년 초가지붕을 교체하고 난방은 땔감을 해다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가족을 떠나서는 거의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현대사회는 배달은 물론 반찬과 식사를 편의점과 마트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구입한 반찬과 밥, 면류 등을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에 몇 분만 조리하면 금방 섭취할 수 있다. 즉, 요리를 못해도 인스턴트식품이나 가공 식품, 냉동식품들을 쉽게 섭취할 수 있으니, 굳이 요리를 못해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냉난방도 버튼하나로 자동 조절되고, 빨래도 세탁기가 건조까지 해주고 웬만한 세탁소에서는 다림질이나 옷 특유의 보전 관리도 해준다. 신발 세척도 원룸이나 고시원의 눈치가 보인다면 세탁소, 빨래방에서 해결 가능하다.

어디를 가나 CCTV와 자동차 블랙박스, 각종 보안 카메라가 작동되고 있고 순찰활동이나 긴급출동 등 치안 상태도 좋아져서 혼자 살아도 그리 위험하지 않은 환경이 마련되었다. 굳이 가족이 함께 살지 않아도 의식주에 지장이 없는 편한 시대를 맞이하였다.

1인 사회는 위의 설명처럼 편하고 좋은 면도 많지만 어두운 면도 존재하고 있다. 먼저, 모든 생물의 존재이유인 종족보전을 어렵게 한다. 인터넷 등을 통해 개인주의 가치관과 인권, 권리 의식과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이혼에 대한 편견도 점차 희석되었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의무감에서도 자유롭게 되었다. 이혼에 대한 두려움, 이혼 후의 편견과 사회적 시선, 이혼 후의 생활고 등에 대한 걱정과 염려에서도 상당부분 해방되었다. 혼자 살아도 편한 세상이 되면서 미혼, 만혼, 비혼이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저 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고, 인구감소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증가는 필연적으로 고독사 문제와 직결되기 시작했다. 물론 고독사는 혼자 사는 것이 문제이지 가족이 있고 없는 문제와는 큰 관계가 없다.

과거에는 주로 경제적으로 무능하거나 일자리가 없는 남성 위주로 혼자 살다가 홀로 죽는 일이 늘어났다면, 1인 가구가 늘어난 요즘에는 경제적인 문제와는 상관없이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부부 둘만이 사는 가구가 늘었는데 이러한 부부도 결국에는 고독사 문제로 귀결된다. 즉,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데, 그러다 보면 말년에는 부인 혼자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3명 중 1명이 혼자 사는 시대가 되었다. 혼자 살기 좋은 사회를 맞이하여 인구절벽 등 사회적 문제해결과 함께 고독사 위험으로부터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혼자 사는 사람 모두에게 우리 사회가 함께 가족이 되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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