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치유산업의 등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농산촌의 다원적 기능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다. 고령 사회로 대표되는 사회·인구학적 변화에 대한 대응은 이미 국가적으로 핵심적 사안이다.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런 치유산업이 한참 앞서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가 새둥지마을이다. 
 작고 여린 새끼 새에게 ‘둥지’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휴식과 교육의 장소다. 어미 새의 보호를 받으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힘찬 날개의 펄럭임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새둥지 마을은 우리 청소년들의 ‘둥지’가 되고 싶다. 도시의 공해와 물질문명으로 지치고 약해진 아이들이 마을을 찾아 조금 더 건강하고 힘찬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현재 모습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모두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입시 만능의 현실 속에 학교 교육은 사교육에 그 자리를 빼앗긴지 오래다. 학교는 단지 출석일수를 맞추는 곳이라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높이 존경받아 마땅한 선생님의 위치는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 밝고 꾸밈없는 웃음으로 가득해야할 우리 아이들의 정서는 메말라간다. 새둥지 마을은 어두운 교육 현실 속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싶어한다. 작고 약한 힘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필요한 움직임이 되고 싶다.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불과 이십여 년 전 민간인 통제선에서 해제된 마을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환경 속에 살아가는 백여 명의 주민들은 마을 전체를 체험교육농장으로 꾸며 더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재미있게 농촌과 자연을 이해하고 느끼는 과정 속에서 거칠어진 우리 아이들의 감성이 부드럽게 되살아나기를 바란다.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도시의 아스팔트 운동장과 콘크리트 놀이터에서 결코 느낄 수 없는 흙과 물과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자연과 사람과 사회의 가치와 그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학교 선생님들의 말씀이 올바른 것임을 우리 아이들에게 피부로 느끼게 하고 싶다. 
  아이들을 맞이하는 마을의 준비는 꼼꼼하다. 교과서의 내용에 맞춘 체계화된 체험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마련하였다. 먹거리, 잠자리등도 도시의 아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과 정성을 쏟았다.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마을주민이 치유체험교사 양성교육도 받고 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바라보고 싶은 새둥지 마을의 마음이다.
  새둥지 마을은 치유마을 내방객들의 연령별 수준에 맞춘 지성, 감성교육과 신체활동을 병행하여 내방객에게 딱 맞는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마을을 방문하는 내방객들은 단체의 연령과 수준, 목적에 알맞은 치유체험내용을 치유체험 담당자들과의 사전 연락을 통하여 반드시 확인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소규모 가족단위 내방객들도 몇몇 가족을 묶어서 알맞은 모듈을 만들어줌으로 치유체험비용을 단체의 수준으로 저렴하게 낮출 수 있고, 더욱 다양한 치유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농사치유체험은 가장 대표적인 마을 치유체험프로그램이다.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심고 가꾸는 치유체험을 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할 수도 있다. 못자리 만들기, 모내기, 산나물 캐기, 야생화 가꾸기, 김매기, 수확하기(감자,고구마,고추,땅콩,무,배추,옥수수,참외) 등 농사에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이 새둥지 마을에서는 치유프로그램화 된다. 시기 별 가장 알맞은 농사치유체험을 즐길 수 있다.

새둥지 마을의 자랑거리는 이색치유체험이다. 마을에서는 내방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신체적 활동 영역도 다양화시킬 수 있는 이색적인 치유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농촌마을 치유프로그램에서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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