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사 김동철법사

 

                                                                             2022 주목할만한 인물 특집_동명사 김동철 법사

 

                                                                 “쌀 두 톨로도 굿은 할 수 있다”

                                                                                동명사 김동철 법사

 

 

 

- 세속의 물질 쫓는 무속인 향해 강한 일침

- 제대로 공부해 정확한 공사 내려주고, 죽을 사람 살리는 것이 우리의 일

- 굿의 형식과 장소 남달라... 정성과 간절함만 있다면 원(願)은 이뤄진다

대한민국 무속인 수를 추정한 수치가 70만이 넘는다. 어느 동네를 가도 무속인 간판을 내건 곳이 즐비하다. 언론매체를 비롯해 유투브, 개인 SNS채널을 통해서도 무속인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에는 진정 제대로 신의 길을 걷는 제자도 있겠지만 세속의 물질을 쫓고, 알량한 재주를 부려 사람들을 현혹하는 무속인도 있을 터. 동명사의 김동철 법사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무속인들을 향해 쓴 소리를 뱉어냈다. 그는 확실히 그동안 만나본 어떤 무속인들과도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무엇이든 이루어주겠다는 사탕발림도, 무속의 길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믿지 못할 고백도 없었다. 그저 모든 답변에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진실 되고 솔직했다. 어떤 무속인과의 인연을 맺어야 할지, 쉽사리 흔들리고 선택하기 어려울 독자들에게도 지침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신의 길은 고행(苦行)이다

김동철 법사는 현재 30년째 신의 길을 걷고 있다. 군 제대 후에 결혼을 하고, 자녀도 두 명 낳아 키우는 평범한 삶이었다. 사업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를 제자로 택했다. 갑자기 풍파가 닥쳐왔고 극심한 무병을 앓았다. 김동철 법사는 “차마 죽을 수 없어 신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다가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룡산에 실려가 신을 받았다고 했다. 다음날 산에서 내려오니 돈 한 푼도 없고, 먹을 것도 없었다. 그렇게 그는 고물상에서 솥단지 하나 구해서 무속인 생활을 시작했다.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삶이 아니다. 죽지 않기 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길은 외롭고 힘들고 고달픈 길이다. 고행의 연속이다. 다만 내 업보를 소멸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철 법사는 다시 태어나도 무속인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여기에 얽매이면 아무것도 다른 것을 할 수 없다. 무속인들 중에 장사도 하고, 다른 일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한 길만 가야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다. 다른 일을 하면 신령들은 도와주지 않는다. 내가 노력해서 벌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그저 신의 뜻을 따를 뿐이다.” 지금껏 만나왔던 대부분의 무속인은 다시 태어나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답했었다. 누가 맞고 그르다는 따질 수야 없겠지만, 괴롭고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무속인이 될 수 밖에 없기에 그 길을 묵묵히 갈 수밖에 없다는 김동철 법사의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정해진 점사비도, 굿 비용도 없어

동명사에는 정해진 점사비가 없다. 굿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형편에 맞게 주면 주는 대로 받을 뿐이라고 했다. 얼마 전 신딸을 위한 내림굿을 하는데도 10원도 받지 않고 김동철 법사의 자비로 다 해 주었다. “요즘 불쌍한 애동들이 많다. 선생들 돈만 벌어주고 애동은 이리 치이다가 재물을 못 쌓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동철 법사는 “나는 2천원부터 점사를 보기 시작한 사람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일이 아니다. 내 지은 죄가 많아 무속인을 하는 것인데 왜 또 돈을 쫓아 업보를 쌓겠는가?”라며 굿을 강권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매기는 무속인들을 꼬집었다. 절대 사람들을 돈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 다만 신령님께 부탁하러 오는 길에 빈 손으로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법당 올 때는 막걸리, 소주, 사탕 하나 가져올 것’은 일러준다. 소주는 장군, 막걸리는 조상, 사탕은 동자들을 위한 것이다. 신도들을 먼저 오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신도 자신을 위해 오는 것이지 법사를 위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발길이 자발적으로 향할 때 오라고 할 뿐이다.

 

 

쌀 두 톨로도 굿은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성

부적도 직접 내려주면서도 ‘천원짜리나 내려놓고 가라’고 한다. “부적은 장사에 불과하다. 돈을 얼마 받으라고 하면서 부적을 내려주는 신령은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굿 역시 마찬가지. “요즘 굿은 너무 비싸다. 굿을 하고 가면서 돈을 뜯겨서 거지가 되어 돌아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죽을 사람, 병든 사람을 살리는 것이 무속인의 역할이지 살 사람을 죽여선 안 된다. 형편에 맞게 굿을 해야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쌀 두 톨 가지고도 굿은 할 수 있다.”라는 설명이었다.

굿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기 때문이다. 김동철 법사는 “굿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야구에서 9회말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하나 남은 볼을 던지는 순간의 간절함과 정성으로 전력투구하듯이 해야 한다. 제대로 하겠다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없는 돈을 빌려서까지 하게 되면 돈 갚을 생각이나 하게 되지 정성이 들어가겠는가.”라며 무속인 역시 굿을 할 때 돈을 떠나 제 몸을 사리지 않고 제대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김동철 법사의 굿은 조금 특이하고 특별하다. 굿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가 달라진다. 관재수와 관련된 굿이라면 인왕산에 가서 기도를 하고 매매 성사를 위한 것이라면 대관령으로 향한다. 조상을 불러주는 굿이라면 본향에 간다. 정확하게 관련된 기운이 있는 곳을 찾아가 해 주는 것이다. 또한 의뢰한 사람에 따라서도 굿의 방식은 달라진다고 했다. 김동철 법사는 “형제가 한 뱃속에서 태어나지만 성격이 다 다르다. 태어난 사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형제라도 굿 하는 방법은 달라야 한다.”며 “누구에게나 똑같은 방식으로 굿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응용 없이 그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된 굿을 한다면, 로봇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무속인은 분명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완벽한 해결을 위해서는 점사보다는 ‘굿’이 효과적인데 금전 때문에 굿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김동철 법사는 “점사는 눈을 가리고 코끼리의 한 부분을 만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체를 봐주기 어렵다. 하루 종일 봐도 완벽하기 쉽지 않은데, 30분 만에 끝나는 점사로 어떻게 그 사람에 대해서 다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일부에 불과하다고 본다. 굿을 해서 깊이 들어가 조상도 보고, 할 수 있는 것 해야 한다.”며 “적어도 3일 정도는 해부를 해 보고 제대로 진단을 내린다.”고 했다. 이렇게 굿을 하는 날짜와 굿 하는 사람, 받는 사람. 조상까지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진정 덕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진정한 무속인은 ‘프로’답게 정확한 공수 내려줘야

그렇다면 김동철 법사가 정의하는 ‘진정한 무속인’이란 어떤 무속인일까? 그는 “무속인은 ‘프로’로서 제대로 된 공수를 정확히 내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속인의 말 한마디에는 사람의 생사가 달려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는 예측이나 추정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있다’는 애매한 대답도 안 된다.”

김동철 법사는 “무속인은 종합병원이다.”라고 정의한다. 신도들이 무속인을 찾아오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건강, 애정, 재물, 진로 등 잘 되지 않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것. 법사는 문제를 잘 파악하고 정확한 처방을 내려줘 병을 낫게 해주는 본연의 역할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사주팔자를 바꿔줄 수는 없지만 물이 흘러야 하는 사람인데 막혀 있다면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아 뚫어주는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속인도 정확하게 육십갑자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무속인들은 이런 것을 익히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

 

 

김동철법사 고교시절
김동철법사 고교시절

 

 

 

믿고 따르고 노력해야 소원 성취 할 수 있어

다만, 찾아온 신도들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를 키우는 사람이 물가에 소를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 물을 먹고 안 먹고는 소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무속인의 책임은 어려움에 처한 신도를 물가까지 안내해주고 끌고 가는 것이다. 하지만 물을 먹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오신 분의 몫이다.”라는 비유가 와 닿았다. 해결 방안을 들었을 때 믿고 따르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이 갔다. 김동철 법사는 특유의 비유법으로 다음과 같이도 말했다. “감나무 아래에서 마냥 기다린다고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감은 얼굴로 떨어져 죽사발이 되거나 땅에 떨어져 버려야만 할 수도 있다. 감이 먹고 싶을 때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따야 한다. 성취하는 것은 신도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투입 군인 명예회복 요구

김동철 법사는 끝으로 지면을 빌어 특별한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 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에 투입되었던 군인으로서 당시 상이를 입거나 사망한 군인들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군인들 역시 희생자다. 오랜 시간 동안 오해하는 유언비어, 근거 없는 소문들로 핍박을 받았다. 전라도 사람을 죽이려고 경상도에서 차출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군인들에게 흥분제를 먹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모두 잘못된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5.18 민주화운동에서 군인, 경찰 희생자, 부상자도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로 대해주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문제 역시 수면 위로 끄집어내어 증명하고, 명예회복을 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다수 무속인들의 흐름을 따르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신념대로 뚝심 있게 신의 길을 걷는 특별한 무속인이었다. 진정 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언이설을 하는 무속인이 아니라 제대로, 정확히 현실을 직시하고 정성으로 빌어주는 무속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무속인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꼿꼿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에 많은 신도들이 매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문의 010-9929-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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