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미나리 영화가 이탈리아 영화관에서 4월26일 하루 25개 상영관에서 많은 관객을 끌어모아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미나리는 개봉 전부터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현지 주요 언론에 소개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뜻밖의 미나리 밭에서 노다지를 캔 셈이다. 영화 ‘미나리’가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데 이어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 2세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아칸소주 시골마을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정을 다룬 작품으로 스스로의 언어를 배워나가는 가족의 이야기다.

미나리는 본래 ‘물에서 자라는 나리’라는 뜻이 있다. 미나리는 독을 풀어 주고 머리를 맑게 해 준다. 황달, 부인병, 음주 후 두통이나 구토에 효과적이다. 미나리는 특히 다이어터에게 권할 만한 똑똑한 채소다. 특유의 향긋한 내음과 속이 비어 아삭거리는 식감은 다이어트로 지친 입맛을 건강하게 북돋워 준다. 식이섬유는 물론 비타민, 엽산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특히 알칼리성 식품으로 탄수화물 과잉섭취 등으로 인한 혈액의 산성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100g당 16kcal로 칼로리도 낮다. 그래서 김치를 담가 먹거나, 삶아서 혹은 날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게다가 혈관 청소부 역할도 한다. 베타카로틴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서 알칼리성 식품으로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준다고 한다. 이런 미나리의 효능 때문에 봄철 식당에서는 약방의 감초 격으로 빠질 수 없는 채소다.

영화’미나리’는’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의 이미지를 살려 낯선 미국땅에서 농사를 짓는 한국 가족을 그린 영화이다. 모든 채소들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미나리는 물이 없는 곳에서는 자랄 수 없는 청정채소다. 세계에서 미나리를 야채로 가장 즐겨먹는 나라가 바로 우리 민족이다. 전통적으로 미나리는 3덕(三德)이 있는 채소로 예찬되어왔다. 때 묻지 않고 추운 겨울에 더 파랗게 자라나는 심지(心志) 굳은 채소요. 습지의 악조건을 꿋꿋이 이겨내는 생명력이 넘치는 채소이자, 가뭄에도 청초함을 유지하는 강인한 생체력을 가진 채소 등 3덕을 갖춘 채소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미나리의 한류바람을 일으켜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지나친 표현일까. ‘물 들어올때 노저어라’는 말이 있듯이 이 분위기를 이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실 오늘날 영화 미나리가 이렇게 히트를 친 이유는 무엇일까,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미나리 같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정의롭고 올곧게, 매사에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고난과 역경에도 비굴하거나’ 영혼’을 팔지 않고 살고자 노력하는 삶이 미나리를 닮은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까칠한 인상의 외할머니 순자역의 배우 윤여정은 비록 칠순을 넘긴 나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것을 삶의 철학으로 삼고 살아가는 배우로서는 미나리의 3덕을 갖춘 향긋하면서도 생명력 넘치는 심지 굳은 여인의 모습. 그런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

봄이 무르익는 골목에서 영화 ‘미나리’ 신드롬을 타고 봄 나물 매출도 급등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3월 봄나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7%나 늘었다. 특히 미나리 매출이 57.6% 매출이 급등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4~10일 미나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4%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1~10일 기준 동기 대비 미나리 매출이 16.3% 늘었다고 한다.

지자체와 농협이 미나리1㎏과 삼겹살600g을 한 세트로 꾸민 ‘미삼세트’를 새롭게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어떤 지자체는 ‘미나리삼합세트’(미나리, 삼겹살, 새송이버섯, 막걸리) 수백개를 자매도시에서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니 올봄엔 미나리가 대세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가 풀리면서 업계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들도 보이고 있다. 모처럼 영화 미나리의 스타 윤여정 배우를 통한 미나리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데 스타마케팅이 적극 활용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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