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2018년 개봉된 독립영화 ‘각자의 미식’은 80여분 분량의 드라마영화다. 이 영화는 맛집을 특정 음식 평론가의 혀로 만들어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음식평론가의 음식평가에 대한 인터뷰와 직장 동료들 각자의 사연 있는 음식 이야기로 꾸며진다. 음식에 대한 평가는 혀로만 가능한 게 아니다. 음식을 누구와 함께 했는지, 누구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는지 등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각자 느끼는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이처럼 각자 맛의 미학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음식을 맛있고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푸드테크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과 IT의 결합을 통해 신사업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음식 배달 및 식재료 배송, 음식점 정보 서비스, 스마트팜, 그리고 인공 소고기 같은 차세대 식품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음식 배달부터 맛집 추천, 빅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레시피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것을 즉시 얻을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창업 5년 내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기는 스타트업 상위 10곳 중 2곳이푸드테크 기업이다.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8년 전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이 푸드테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데 밑천이 되고 있다. 온디맨드(On-Demand)서비스는 푸드테크 분양의 산업지형도를 바꾸어 놓았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그럽허브', 영국의 ’딜리버루', 벨기에의 ‘테이크 잇 이지', 맨 나중에 뛰어든 우버의 '우버 잇(Eat)' 이 손꼽힌다. 특히 미국에서는 ‘키친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푸드테크 창업 바람이 불며 미국 전역에서 150개 이상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외식업 관련 O2O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맛집 및 배달 앱 업계가 기업들의 집중 투자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전 세계 45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지역 배송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쿠팡 미국 증시 상장 소식에 국내 이커머스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매물은 이베이코리아로,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전해 본입찰까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요기요의 경우 그간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빠진 카카오가 발을 담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배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는 현재 약 300여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맛집 정보 제공과 추천을 해주는 ‘막집 정보’서비스,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하는 ‘레시피’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약 160조 원에 달하는 외식업 시장과 약 110조 원에 달하는 식재료 유통 시장은 푸드테크와 결합되어 훨씬 큰 규모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발돋움하고 있다.

따라서 푸드테크 산업의 활성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ICT 및 로봇 등을 통해 생산을 자동화시킨 ‘스마트팜’을 통한 농산물의 생산을 혁신시켜야 한다. 둘째,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보편화되는 창업 혁신과 식자재 유통 플랫폼을 활성화시켜 누구나 손쉽게 맞춤형 식자재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정부차원에서 차세대 식품 연구개발에 대한 로드맵 수립과 지원정책 현실화가 필요하다. 넷째, 개인의 식습관을 의료정보와 결합한 식성 빅데이터가 수집 분석되는 푸드·의료 융합 빅데이터 서비스가 상용화되어 유용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안전식품인증관련 연구기관 등을 포함한 농·공·산학연 복합센터클러스터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러한 첨단 푸드테크경제학을 통해 농산물 생산과 소비 확대가 현실화되고 농업의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진정 농업의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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