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작년 같았으면 도심 속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살린 마케팅이 한창일 것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훈훈한 성탄분위기를 즐기면서 불우이웃을 돕는 사랑 나눔 행사를 계획 중일 것이다. 이는 산타가 친근함을 떠올려 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숙박 업계에 따르면 연말이 다가오자 전국 주요 여행지 숙박 예약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및 강원도 등 평점이 높은 시설에 위치한 주요 호텔, 펜션, 모텔 등은 이미 한달전 부터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고 한다. 이는 연말 대목을 맞아 평소보다 두배 가량 높은 가격대임에도 수요는 넘치는 것이다.

갈수록 상업화 되는 성탄절, 물질과 돈을 신처럼 여기는 현대인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 성탄분위기를 치유 쪽으로 돌린 것이다. 하지만 과거 산타와 오늘날 산타는 분명 생각의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은 물질에 둘러싸여 받는 것에만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 나누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기 위해 산타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한없이 인자하고 너그럽기만 한 산타가 ‘산타도 외롭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항상 남에게 베풀지만, 친구가 없어 외로운 산타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성탄 선물을 주는 사람만 고민되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도 고민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정성이 참으로 고맙지만 선물이 자신에게 유용하지 않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더 난처하다. 이는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느끼는 효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5만원짜리 장난감을 선물로 받았다고 해보자, 선물을 준 산타는 5만원을 지불했지만 받은 사람은 선물의 가치를 그 이하로 생각한다. 이는 내가 현금이 있다면 5만원으로 선물 받은 장남감과 똑같은 것을 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것은 서로간의 만족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족도가 다른 것은 상대편의 만족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설상가상 선물이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간혹 있다. 물론 원하는 선물 조사결과를 보면 현금이나 상품권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좀 인정이나 정성이 없는 것 같다는 정서가 있다. 현금이나 상품권은 그 가치만큼 밖에 효용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무형의 정성이나 노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성탄선물은 관계에 있어서 사랑을 확인하는 표시다. 어떻게 보면 성탄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움은 사랑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장난감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마음은 즐겁다는 뜻이다. 그래서 선물은 선물의 가격보다 선물을 위해 내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서 중요해지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올 성탄절에는 네덜란드의 케어팜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케어팜(care farm)은 농촌체험 및 영농활동을 통하여 정서함양 및 육체의 피로해소의 기능과 농촌경관 활용을 통한 정신적 육체적 회복을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모든 농업활동을 뜻한다.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네덜란드 케어팜은 요양원이나 병원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다양한 환자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치매노인, 정신장애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농장에서 자연과 접목된 여러가지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치유와 재활서비스를 받고 있다.

현재 케어팜 농가 수는 1100여곳에 이른다. 그리고 케어팜을 이용해 돌봄서비스를 받는 인원은 2만500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농민들이 이전까지 추진되던 생산량 위주의 농업은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농업이 주는 자연적 경관, 자연보전, 에너지 생산, 휴식 등 사회적 요구에 초점을 맞추면서 케어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농촌도 동물매개치유농장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산타의 외로움을 치유해보면 어떨까. 특히 코로나시대에 치매산타, 정신장애 산타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