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교수
전성군 교수

  코로나19 이후, 경제학적 측면에서 농업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수상 이유로 “WFP는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했고 분쟁 지역에서 평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 노벨위원회는 WFP의 코로나 대응구호를 인용하며 “백신을 찾을 때까지는 이 혼돈에 맞설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했다. 앞으로 농업이 인류문명번성의 최후 보류이며, 우리가 농촌을 지켜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첫 확진 환자가 보고된 날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바이러스는 무려 10개월째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특히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받은 콘택트 관련 기업들은 많은 일자리가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5월 이후 지금이 최대 감소폭이라고 하니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는 요즘, 내년을 준비하는 손길이 빨라졌다. 다음 해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평소보다 일찍 미래전망서들을 내놓았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생활전반을 한꺼번에 바꿔 놓으면서 4차산업혁명이란 추상적 방향이 뚜렷해진 때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기민하게 움직인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지금 내 업종이 미래사회에도 살아남을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 대안 중 하나가 경제학적 측면의 농업의 중요성이다.

사실 지난 봄, 우리의 일상에 벌어진 마스크 대란은 큰 교훈을 남겼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와 황사 방지 등을 위해서 마스크 생산시설을 확대했다. 그 덕택에 마스크 대란을 단기간에 막을 수 있었다. 식량 역시 마찬가지다. 그나마 쌀은 자급도가 높아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식량안보의 위험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식품 가격 상승과 먹거리 사재기 우려가 확대되어 식량안보 위기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균형 문제는 세계 곡물 재고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증폭될 것이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사람들은 건강식품과 친환경식품, 면역력 증강식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국산의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아졌다. 외식산업에서 혼밥문화와 비대면 쇼핑이 증가하면서 농식품의 온라인 구매율이 대폭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시대변화에 따라 농업도 새롭게 변화해야한다. 이제 농업은 산업구조 영역을 벗어나 `농업의 팽창` 시대에 접어들었다. 농업의 팽창이란 농업의 확장에서 경험한 개념들을 넘어 완전히 산업구조의 영역 밖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식품안전과 청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식품 서비스업계가 공장형 농업에 크게 의존하는 쪽으로 갈 공산이 매우 커지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도 다양한 이점이 있어 공장형농업이 각광을 받아오기 시작한 터였다. 컨테이너 박스나 아니면 대형 건물 안에서 외부의 기상 조건과 상관없이 선반에 쌓아 농작물을 기르는 이른바 공장형농업은 농산물을 몇 분 안에 식료품점, 식당이나 기타 필요로 하는 곳에 출하할 수 있게 한다. 실내 환경이기 때문에 병충해에도 강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이렇듯 농업의 새로운 가치 세계의 발견은 경제학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보여 줄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식량의 안정적 생산은 더욱 절실해졌다. 식량자급률을 어떻게 올려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창고를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자가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불안정한 농산물가격 폭락사태 하에서는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안정적인 생산을 기대하려면, 주요 농산물의 공공수매제와 식량자급률 및 농업의 가치 법제화, 농민수당 등 실사구시적인 정책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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