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집단소송서, 시간 끌기로 3년간 소비자 외면
BMW 외국 법인 특성 이용, 송달 및 재판 절차 늦장 대응
손해배상 청구원인 모르겠다는 BMW 주장에 소비자 분통

(이미지=인터넷캪처)
(이미지=인터넷캪처)

 

국회 청문회에서 연이은 차량 화재에 대하여 머리 숙여 사과했던 BMW가 집단소송을 벌이고 있는 고객과의 재판에서 시간을 끌고 있어 소비자를 또다시 울리고 있다. 즉, BMW가 재판 과정에서 고객을 울리는 대응과 주장으로 3년 넘게 소송이 지연됨으로써 고객들은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화재에 놀랐던 소비자들에게 BMW의 이러한 예상 밖의 대응은 차량 화재로 1차 피해를 겪은 차주와 그 가족들에게 2차 피해를 겪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치고 힘든 소비자들은 어찌해야 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BMW 집단소송을 벌이고 있는 한국소비자협회와 법무법인 해온에 따르면 BMW 소비자 2689명은 BMW코리아와 BMW 독일 본사를 상대로 지난 2018년 8월부터 4차(소장제출 : 1차 2018년 8월 31일·1,227명, 2차 2018년 10월 1일·853명, 3차 2018년 12월 20일·296명, 4차 2019년 3월 25일·316명)에 걸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절차가 개시된 이후 벌써 4년째 되지만 선고가 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이는 청문회에서 사과와 함께 보상을 약속한 BMW가 재판 과정에서 시간 지연 등의 예상치 못한 대응과 주장을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BMW 차량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소비자들은 △BMW가 결함 있는 차량을 제조·판매한 행위와 △차량 결함을 알고서도 은폐한 행위 등에 대하여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등 청구원인을 뚜렷하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BMW 측은 수차례에 걸쳐 청구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라는 주장만 반복하는 등 소송 지연 행동을 통해 고객 보상 문제의 조기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 결국, 소송 지연을 막기 위해 재판부가 직접 나서 청구원인을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을 BMW 본사와 본사가 100% 투자한 BMW코리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BMW코리아가 일부 소송에 변호인단을 선임해 대응하고 있고 BMW 본사는 대응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이는 BMW 본사가 외국 법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무대응이나 늦장 대응 시 재판 관련 서류 송달이 오래 걸리는 등 재판을 지연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소비자가 많다.

또한, 3년 전 BMW 차량 화재에 대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구성돼 결함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BMW 차량 결함과 늑장 대응 사실 등을 입증하기 위해 재판 과정에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서를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BMW는 정부 합동조사단의 결과 보고서에 영업비밀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주장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자 BMW는 제출된 보고서조차도 비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토대로 BMW 차량의 구조적 결함과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BMW에 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BMW 측은 화재로 손해로 입은 고객과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어, 지난 2018년 말 제기된 소송이 3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다.

소송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해온 구본승 변호사는 “국회의 BMW 화재 관련 청문회에서 머리 숙여 사과까지 한 BMW 측이 각종 교묘한 방법으로 재판 과정을 지연하는 등 피해자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며, “수년째 고통받고 있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BMW 측은 하루빨리 소비자들의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 문의 : 해온 라성문 변호사(010-9884-1426)(재판 중일 때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자 주시면 콜백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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