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보살

 

 

 

 

굿은 지켜나가야 할 전통문화이자, 신성한 의식

굿은 무속의 종교 제의이다. 특별하게 준비해서 신께 드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당은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 인간의 길흉화복 운명을 빈다. 1954년부터 20년 간 이 땅에 머문 영국 신부 리처드 러트는 ‘풍류한국’에서 굿이 기독교의 예배나 카톨릭의 미사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교의 제사나 불교의 법회와 비슷한 의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또한 마을의 풍요를 위해, 또 가정에의 불행을 예방하고 평안을 유지하고자 우리는 오래 전부터 신경님께 소망을 빌어 왔다.

굿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 등 제천행사들이 지금의 굿의 형식을 보여준다. 또한 고려시대에 행해진 연등회, 팔관회도 단순히 불교행사라 볼 수도 있겠지만 민속적인 굿의 모습과 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굿은 아주 예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굿은 그 드리는 신에 따라 또 굿이 행해지는 시기나 목적, 규모 등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꽃맞이굿, 잎맞이굿, 단오맞이굿, 칠석맞이굿, 달맞이굿, 단풍맞이굿, 성조맞받이굿, 재수굿, 경사굿, 우활굿, 병굿, 내림굿, 신굿, 씻김굿, 오구굿, 지오구굿, 길가름굿, 시왕굿, 다리굿, 별신굿 등등 이름도 다 적을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이름과 유형이 많다고 하여 그 형태가 제각각인 것은 아니다. 크게는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경사와 축복, 즉 좋은 소식을 기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앙을 막고 흥사를 소멸하기 위해서 하는 의식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신령님께 우리 삶 속에서 갈망하고 희망하는 것을 기원하거나 액을 소멸 혹은 방지하기 위해서 거행하는 종교적 제의인 것이다. 좋은 일을 맞이하거나 또는 나쁜 일을 막아주는 것, 이 모든 것이 굿을 통해 가능하다. 이처럼 굿은 민중의 삶 속에서 때로는 희망을 주고 때로는 불행을 예방 해 왔다.

 

굿은 제의 의식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모든 예술적 능력이 집약 되어 있다. 그러므로 국가적으로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 고유의 음악과 춤, 재담 그 모두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정통복식인 무복이 있고 상은 우리의 전통적인 먹거리로 구성된다. 즉, 우리의 멋과 맛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전통적 종합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무용을 전공해 춤을 잘 추는 무당도 있고, 목청이 좋아 소리를 잘하는 무당도 있다. 만수받이를 잘하는 무당, 익살스럽고 재담이 좋은 무당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춤을 잘 추고 소리를 잘하는데 열중하는 데 머물러서만도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리’다. ‘가리’란 그 집안의 사정을 둘러보고 제가집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을 찾는 것을 말한다. 즉, 올바른 진찰을 하여 바른 처방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외형상의 것들에만 얽매이고 세상 사람들에게 화려하고 잘 차려진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는 조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느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좋은 굿이란 아무 무당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무당의 예술적인 면모와 신과 소통하며 인간의 소망을 전달하는 신의 제자로서의 면모. 이 모두를 볼 수 있는 굿이 오래도록 이어져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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