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손더가드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 한국무대에 신선한 데뷔

국내 클래식 팬들에겐 그간 잘 알려져있지 않던 덴마크 지휘자 토마스 손더가드가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 함께 신선하게 한국무대에 데뷔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과 6번이 커플링된 음반, 교향곡 2번과 7번이 커플링된 BBC웨일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Linn 레이블 음반을 들어보면 Linn Rocords의 고품질의 사운드가 토마스 손더가드가 이끄는 연주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클래식 팬들에게 시벨리우스 교향곡 가운데 가장 친숙한 것으로 여겨지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전개속에 압권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손더가드는 펼쳐보인다. 시벨리우스 스스로 최고의 작품이라 단언한 단악장의 교향곡 7번은 느린 템포와 간결한 형식속에 인간의 고뇌와 숭고함이 담겨있는 음반으로 필자에겐 여겨졌다.

토마스 손더가드가 자국 덴마크의 작곡가인 카알 닐센의 열렬한 예찬론자로 알려진 가운데 손더가드가 지휘한 닐센의 교향곡 5번(BBC 웨일즈 내셔널 오케스트라)이나 Aladdin Suite, Op.34, 클라리넷 협주곡 Op.57,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가 공연 당일 들려준 앵콜곡 Nielsen의 Maskarade overture등을 들어보더라도 그리그나 시벨리우스 못지않은 닐센음악을 통한 북구음악의 새 심연을 여는 것 같다.

지난 8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서 열린 한-덴마크 외교관계 수립 60주년을 기념, 내한공연을 가진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 연주는 손더가드의 오케스트라의 구조와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그의 박력있는 다이나믹의 지휘를 볼 수 있었던 흔치않는 기회였다. 북유럽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유럽 음악계의 중심에 서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등의 톱 랭커 오케스트라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은 연주력을 보여준 듯 해서 지난달 13일 장한나가 이끈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이어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등 북구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통상 수교 60주년 기념 내한공연등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따라주지 못하던 과거의 이벤트성 연주단체의 내한공연의 폐단은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다. 카를 닐센의 열성 지지자로 열려진 토마스 손더가드는 첫곡 닐센의 헬리오스 서곡, Op.17에서부터 북구의 깊이있는 심연을 담아내는 듯한 연주를 들려주어 첫판부터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오랜 역사와 함께 한 경험의 무게가 다수의 현악주자들이 값을 매길 수 없는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와 같은 이탈리아의 명장 현악기들을 사용하는 것이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 특유의 귀족적이면서 극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던 듯 하다.

토마스 손더가드는 12월12일 롯데콘서트홀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가진 발레리 게르기예프에 비해 인지도도 낮고 그의 지휘 스타일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 탓에 북구의 정서와 어울리는 선우예권의 첫 터치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은 토마스 손더가드의 박력있는 지휘에 비해 조성진의 열띤 타건과도 대비되는 선우예권의 차분한 피아니즘이 돋보인 무대처럼 여겨졌다.

이날 연주의 하이라이트는 무소르그스키의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라벨 버전)으로 꼽을만 했는데 러시아 본토 악단의 전람회의 그림을 들려준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대비되게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는 계속 연주의 긴장이 이어지는 장엄한 선율, 막판 오케스트라의 금관의 화력이 집중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고 부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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