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 우대국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여행이 급감해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아. 휴가철 성수기 일본 노선 예약율 저하로 직·간접 피해를 이미 체감 중인 가운데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막론하고 앞 다퉈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부산발 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인천발 일본 4개 노선에 대해 이번달부터 일부 중형기를 소형기로 교체해 공급량 조절에 들어간다.

 

이번 조치는 동계스케쥴에 들어가기 전인 10월까지 진행되며 대한항공 측은 이후 일본 수요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아시아나도 9월부터 소형기 투입을 결정하는 등 양대 국적사가 이용객 감소에 따른 일본노선 손보기에 나선 셈이다.

 

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 다녀온 여행객 수 역시 6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 수가 7.22%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고 휴가철에 돌입한 15일 이후 일본 여행객 감소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7월 26~31일에는 일본행 여행객 감소가 9.9%로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일본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본여행 취소 영향이 본격 관측된 것이다.

 

FSC 일본노선의 경우 불매 운동 이전에도 LCC와의 노선 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구조조정 필요성이 일부 제기되긴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CC들의 공격적 노선 확대와 경쟁 심화에 따라 대형사들의 일본 노선 경쟁력은 이미 약해져 있었던 상황”이라며 “양사의 노선 구조조정이 단순히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만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노선 활황을 바탕으로 그간 약진해 온 LCC 업계는 예약율 및 이용객 감소,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피해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 의존도가 컸던 일부 LCC의 9월 경우 예약률이 반토막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CC들의 일본 여행 불매 여파는 향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우선 수요 감소에 따라 이용객 유치 난항을 겪으면서 항공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각종 항공권 예약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성수기 기준 10만원을 훌쩍 넘기던 일본 노선 항공권 가격이 5~6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낮은 가격에 탑승률까지 급감하게 되면 9월 이후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무역 분쟁에 따른 경제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폭등한 것도 감당이 쉽지 않은 리스크다. 항공사 특성상 항공유 구매 부담 때문에 깔고 가는 리스크인 환손실이 벌써 급증하는 양상이다. 더불어 불황에 따른 여행 수요 장기 저하도 업계 수익성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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