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의 단체교섭이 결렬되고 현대차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함에 따라 또 다시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최근 우호적 환율 환경 등으로 현대차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인데 파업 탓에 실적 향상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단체교섭 결렬에 따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공정 조합원 투표를 시작으로 30일까지 울산·전주·아산공장 등 5만명 가량의 조합원이 참여한다.

 

노조 상무집행위원들은 29일 공장 출입문에서 사측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유인물을 배포한데 이어 30일 4공장에서 출근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투표결과는 30일 밤 늦게 또는 31일 새벽께 나올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국 위원회에서 투표함이 도착하기 때문에 투표결과가 31일 새벽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상견례 이후 16차례 교섭했으나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7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데 이어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노동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하고, 파업 찬성이 절반을 넘으면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또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령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최대 만 64세)로 바꾸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을 요구안에 담았다. 인

 

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했다.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근절, 최저임금 미달 부품사에 납품 중단 요구 등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요구로 넣었다.

 

업계는 노조가 파업권을 획득할 경우 여름 휴가가 끝난 8월 중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8년째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파업 사태가 발생할 경우 최근 실적부진을 벗어나기 시작한 현대차에 다시 제동이 걸릴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사태가 일었던 2017년 4분기 77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7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에는 28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우호적 환율환경과 신차효과 등으로 7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완성차업계의 맏형격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계열사인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차례에 걸친 본교섭을 진행해온 기아차 노조도 지난 23일 결렬을 선언했고, 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지난 25일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인 만큼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일파만파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 노조 측은 "단체교섭이 결렬됐지만 사측의 태도변화와 5만명 조합원의 요구안 수용의지가 확인되면 사측의 교섭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측은 "대내외 경영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데도 노조가 결렬을 선언한 것은 유감"이라며 "미래대응에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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