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면세점을 제외한 한화갤러리타임월드, 현대백화점, 에스엠 등 중소 면세점들이 모두 적자에 허덕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39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30%나 늘어난 1065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호텔신라도 면세용품을 파는 TR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822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5% 증가했다. 다만 신세계는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임대료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236억원에서 127억원으로 줄었다.

 

빅3를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들의 실적은 매우 부진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적자 누적으로 아예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 241억원의 적자를, 에스엠면세점은 14억원 적자를 냈다. 나머지 면세점들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매한가지다.

 

이에 따라 빅3 면세점과 나머지 면세점과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브랜드력과 바잉파워, 명품 유치 등을 앞세운 빅3로 고객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면세점 업계의 전체 매출 18조9602억원 중 대기업이 12조9790억원으로 전체의 89.7%를 차지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9425억원으로 6.5%에 불과했고, 제주관광공사지정면세점과 같은 공기업 면세점은 5469억원을 기록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소 중견 면세점이 경쟁력을 갖춰야 승산이 있다"며 "롯데나 신라 면세점보다 경쟁력을 갖춘 부분이 적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면세점을 추가로 확대해도 과잉 경쟁만 부추길 뿐 중소 중견 면세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유력하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5개 더 추가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는 충남에 1개를 추가했다.

 

특허가 늘어난 만큼 면세점이 새로 생긴다면 전국 시내면세점은 현재 26곳에서 32곳이 된다. 특히 현재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총 10곳인데 앞으로 최대 1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6곳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면세점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정부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중소·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지금도 힘든데 대기업 면세점이 더 늘어나면 중소·중견은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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