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장기 파업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프랑스 르노그룹이 공식적으로 경고를 보냈다.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주력 차종인 로그의 후속 물량이 배정되지 않을 경우 르노삼성차는 거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8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내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파업이 계속되면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르노삼성 노조 파업이 지금껏 쌓은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노그룹의 최고위급 임원이 특정 사안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 장기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비용 절감과 수익 확대 차원에서 신규 물량을 다른 공장에 넘기는 건 르노의 구조상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우려는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르노삼성차 노사는 8개월째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르노삼성차 노동조합은 기본급 인상과 단일호봉제를, 사측은 기본급 유지와 보상금ㆍ생산성 격려금 보상 등을 제안하고 있다.

 

그간 28차례의 부분 파업을 진행하면서 누적된 파업 시간은 104시간에 달한다. 생산 차질 물량은 약 5000대로 추정 손실액은 1000억원 가량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협상 미래는 안갯속이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급 인상을 생산성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은 2017년 기준 8000만원 수준으로 생산비용은 르노 그룹 내 최고 수준이다.

 

르노 프랑스 공장의 80%였던 인건비는 이미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규슈 공장보다 높다.

 

이에 따라 되레 르노삼성차의 ‘고비용 저효율’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어서 사측은 더 이상 기본급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자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만약 파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차에 신차를, 특히 주력차종인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따.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올해 생산ㆍ판매 목표량도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노조 리스크를 벗어나지 못하면 부품회사를 비롯한 관련 업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불투명한 전망과 대량 실직 우려가 고조되면서 르노그룹이 한국 철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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