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심리치료사의 '마음과 소통하기' - 분하고 화가 나서 느끼는 감정 “분노감정(Anger emotion)”
김선희 심리치료사의 '마음과 소통하기' - 분하고 화가 나서 느끼는 감정 “분노감정(Anger emotion)”
  • 김선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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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칼럼니스트
김선희 칼럼니스트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은 얼굴 표정을 기준으로 공포, 분노, 행복, 혐오, 슬픔, 놀람 등의 여섯 가지 감정을 기본감정이라 하였다. 분노(Anger)의 정의를 보면 분개하여 몹시 성을 내는 것이라고 국어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분노, ()의 의미가 ‘anger’ 이고 격한 분노는 좀 더 강한 ‘rage’, ‘fury’ 로 표현된다. ‘anger’라는 단어는 근심, 괴로움, 고통을 의미하는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angr(고통, 비탄, 슬픔)’에서 유래되었다.

 

()자체의 감정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정서 중의 하나다

()자체의 감정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정서 중의 하나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사람들은 화를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이 쌓여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곤란 등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순간 울화가 치미는 느낌을 받기도 하며 만성적인 화병(火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왜 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할까. 사실 분노는 학습된 감정 반응일 뿐이다. 화가 나면 논리적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전두엽기능이 순간적으로 마비되기 때문이다. 인간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기능이 멈춰버려 이성적 판단이 어렵다.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마구 쏟아져 나와 15초 만에 최고 농도에 달하면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분노하는 것은 점잖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했었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사람들은 화를 참는 것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는 점점 분노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하루에도 몇 건씩 화()를 참지 못해 발생하는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고 보도된다. 가장 큰 원인은 사회 환경의 영향일 것이다. 빈부의 격차, 사회의 불공정성,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구조적인 스트레스도 많아졌다. 참는 것만이 미덕이라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점차 참을성이 부족해지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강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면 몸의 나쁜 증상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화를 무조건 참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원인이 되어 오는 것은 심리적인 충격이나 정신적인 갈등에 의해서 발생되기도 한다. 강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면 몸의 나쁜 증상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것이 분노감정인 것이다. 유대교 랍비 벤조마는 화를 조절할 수 있는 자는 힘센 자보다 낫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자는 도시의 정복자보다 낫다고 말한다. ()라는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이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분노 스위치라는 말이 있다. 스위치를 눌러서 불을 켜듯이, 어떤 특정한 자극을 주어서 분노를 폭발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 유독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가 있다. 우리는 아킬레스건이라 부르며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단어 혹은 행동일 수 있다. 분노감을 자주 드러내거나 폭발하는 사람들 이면에는 아킬레스건이라 말하는 열등감이 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통찰하고 관찰하는 것, ()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나 소통을 통해서 감정조절이 가능하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삭힐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정서노출은 정서를 말이나 글, 즉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폭력적인 단어가 아니다. ()를 언어로 표현하는 건강한 방식을 배우고 습관화 시켜야 한다. 자신이 경험한 정서를 즉시 나타내지 않고 심사숙고 후 적절한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정적인 정서는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주라드(Juourard)’는 정서노출을 정신건강의 지표로 삼았다.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생각과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분노의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하셨나요?>의 저자 송태인 분노조절 전문가는 화()라는 감정은 버려져야 하는 쓰레기 감정이 아니라 관계 맺기의 신호체계라 말한다. 몸이 아프면 통증을 통해 우리에게 알리듯, 사람과 사람사이가 나빠지면 화()가 전령처럼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 서 자신의 화()를 잘 관찰하고 적절하게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는 감정이 나타났을 때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옛 속담에 냉수 먹고 속 차려라라는 말이 있다. 물은 화()를 다스리는 가장 빠른 식품이라고 한다. ()로 인해 생성된 물질을 체외로 배설시키고 75%가 물로 되어있는 뇌신경을 진정시킨다고 한다. 순간 격분하거나 분노 감정이 올라올 때 물을 마시는 것으로 감정을 완화시키는 훈련을 해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목적으로 적절한 방법 안에서 화를 내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려운 화를 우리는 너무 쉽게 내고 있지 않은가. ()를 잘 다스려 성숙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김선희 칼럼니스트  pignet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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