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의 서산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의 대사산물이 검출돼 유통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계란 소비가 급감하는 등 작년의 ‘살충제 계란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유통·식품업계도 품질 부적합한 계란의 유통·판매 등으로 인해 또 다시 안전관리 미흡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강원 철원군에 위치한 서산농장에서 출하된 계란(난각코드 ‘PLN4Q4’) 계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이 났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계란에서는 피프로닐 대사산물(피프로닐 설폰)이 기준치 0.02㎎/㎏의 두 배인 0.04㎎/㎏이 검출됐다. 피프로닐 설폰은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인 피프로닐이 가축의 체내로 흡수돼 대사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서산농장 계란은 앞서 두 차례 살충제 성분 초과 검출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 폐기 처분됐다. 지난해 8월 사용 허가 살충제인 비펜트린 성분이, 12월엔 사용 금지 살충제인 피프로닐 설폰이 각각 검출됐었다.

 

이처럼 품질 부적합 계란이 또 등장하면서 소비자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1년 전의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에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특히 추석을 코 앞에 두고 계란이 많이 사용되는 전을 하지 않겠다는 가정도 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추석 즈음에 계란값이 많이 뛸 것이란 소식을 접해 안 그래도 전을 할지 말지 고민했었다"며 "불안해서 추석에도 전 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계농가 역시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살충제 계란 악몽이 재연되면서 계란 소비가 급감하면 장사를 망칠 수밖에 없다.

 

또한 서산농장에서 출하한 계란이 이미 상당량 소진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때문에 계란을 원료로 쓰는 빵이나 과자 등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식품업계의 안전관리도 미흡하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기업이라면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할 책무가 있음에도, 이에 만전을 기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에 검출된 서산농장 농장주가 올해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를 닭이나 축사에 새로 뿌렸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피프로닐 설폰의 경우 살충제를 뿌린 시점에서 1년이 지난 뒤에도 검출될 수 있다"며 "검출 사유에 대해서는 향후 농가 조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당국은 농가에서 보관 중인 물량을 전량 회수하고 시중에 풀린 물량도 추적해 폐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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