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신차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오던 캐피탈이 위기에 처했다. 은행과 카드사의 공세로 인해 시장이 크게 잠식당한 탓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캐피탈의 신차금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3천6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6천144억 원에 달했던 신차금융 실적은 2분기 5천억 원대로 떨어진 뒤 감소세를 거듭해 3천억 원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JB우리캐피탈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신차금융 실적이 35.88% 줄었다. JB우리캐피탈은 신차금융이 2016년 2분기 7천205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1분기 4천409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감소세가 지속돼 올해 1분기에는 2천827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캐피탈업계의 신차금융 실적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타 금융업권의 자동차금융 진출 때문이다. 특히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이나 신용등급이 높은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대출이나 할부 금리가 낮아 고객들이 선호한다.

 

경쟁력은 조달금리이므로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이나 카드사를 캐피탈 회사들이 따라갈 수 없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동차할부 및 리스 취급액 점유율이 카드사가 2014년 12월 10.3%에서 지난해 9월 17.5%까지 증가했다. 반면 캡티브(전속계약) 캐피털사는 53.4%에서 52.0%로, 그 외 캐피털사는 36.4%에서 30.5%로 감소했다.

 

또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캐피털사가 조달금리 상승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캐피털사들은 그동안 캡티브사 기반과 공격적인 이벤트로 고객을 확보해 왔는데 조달비용이 늘면서 마진율이 줄고 혜택을 제공하기 쉽지 않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캐피털업계는 조달금리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은행이나 카드사에 비해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중고 자동차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KB캐피탈의 1분기 중고차금융 실적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1.5% 증가한 2천808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신차에 비해 실적은 적지만 두 차종간 실적 격차가 줄고 있어 조만간 중고차금융 실적이 신차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JB우리캐피탈도 신차금융 이외에 중고차금융과 R&C금융을 확대했다. 두 부문이 전체 영업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2.6%에서 올해 1분기 62.4%로 10%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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