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제 8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 "춘향" 무대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 제 8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 "춘향" 무대 오른다
  • 안홍필 기자
  • 승인 2018.05.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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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ndnnews】안홍필 기자 =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 예술감독 유병헌)은 오는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제8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으로 <발레 춘향>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발레 춘향>은 1986년 탄생한 <심청>에 이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이자 두 번째 창작발레다. 이 작품은 한국 창작발레의 대중화∙세계화를 목표로 판소리계 소설에 발레를 접목시켰으며, 2007년 세계 초연 이후 끊임없는 정련을 거치며 예술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 최초로 창작발레를 탄생시킨 예술단체로써 한국적 정서와 미감을 지닌 작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심청>과 함께 발레단에 창작품 개발의 중심에서 탄생한 것이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2014년 <발레 춘향>은 안무, 무대, 의상까지 전면적인 수정작업으로 전혀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 올해 4년 만에 돌아오는 <발레 춘향>은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한국의 아름다운 고전 ‘춘향전’, 발레로 재탄생!

한국인에게 ‘춘향전’은 순수한 사랑과 절개를 그린 스토리와 신분계급에 대한 풍자 및 서민들의 해학을 담아 시대상을 잘 반영한 고전문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춘향전’은 설화에서 판소리로 다시 소설로 정착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데, 문학적 측면에서 이 작품은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용납하지 않았던 조선사회에 대한 하층민의 저항이자 민중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몽룡을 향한 춘향의 곧은 절개와 정절은 권력의 횡포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백성들의 모습이자 변화하는 여성들의 자의식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은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로 각색되면서 다양한 해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현대적 시각에 입각해 젊은 층의 감각에 맞춰 캐릭터나 상황에 변화를 준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대표적으로 영화 <춘향뎐>(1999), <방자전>(2010), 드라마 <춘향전>(1994), <쾌걸 춘향> (2005) 등이 있다. 반면 <발레 춘향>은 한국적 정서인 ‘사랑, 정절, 지조’에 집중한다. 그래서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변형 없이 담아낸 동시에 고도화된 테크닉과 발레 마임을 감정에 실어 화려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기존 클래식 작품과의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도록 무대와 의상에 독창성과 예술성을 더했다.

대본을 집필한 유니버설발레단 박보희 명예이사장은 앞서 제작된 <심청>에 버금가는 제 2의 창작품 제작을 고심하던 중 한국무용가 배정혜의 <춤, 춘향>을 보고 이를 발레로 만들 결심을 했다. 그는 곧바로 안무 유병헌, 연출 배정혜, 의상 이정우와 발레 <심청>의 작곡가 케빈 바버 픽카드를 합류시켜 드림팀을 구성하여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이와 함께 개관을 앞두고 있던 고양문화재단과 손잡고 2006년 1막 쇼케이스에 이듬해 5월 고양아람누리에서 <발레 춘향> 전막을 세계 초연했다.

<발레 춘향>, 새 옷을 입다!

‘2011-2012 월드투어’를 통해 발레 <심청>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검증 받은 유니버설발레단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2014년 <발레 춘향>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에 돌입했다. 무대미술가 임일진 감독을 영입해 무대를 새롭게 연출하고, 초연부터 함께했던 패션디자이너 이정우는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한복 디자인을 전면 수정해 절반 이상의 의상을 새롭게 제작하였다. 특히 의상은 캐릭터를 대변하는 또 다른 소통의 도구이기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졌다.

이정우 디자이너는 한국의 절대적인 미는 은은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서양의 관능미가 ‘드러내는 것’이라면 한복은 ‘한 겹 더 감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발레 공연에 최적화된 한복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제작 당시 이정우 디자이너는 “치마를 짧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트임을 주어 다리 동작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했고, 트임이 없을 경우 비치는 소재로 다리의 움직임을 보여 주려고 의도 했습니다”라고 디자인 컨셉을 밝힌 바 있다.

<발레 춘향>의 가장 큰 변화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초연 때 사용했던 창작곡을 차이콥스키 모음곡으로 전면 교체했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은 흔히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동시에 슬픈 선율로 특징짓는데, 유병헌 예술감독은 이러한 특징이 ‘사랑과 정절’을 주제로 한 <발레 춘향>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차이콥스키가 발레 작곡가인 점도 중요한 선정이유였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 수많은 발레곡을 작곡했던 그가 무용수의 기교와 감정표현을 중심으로 한 보편적이고도 영원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데 독보적인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유감독은 차이콥스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곡들을 직접 선별한 후 편곡자 후미요 모토야마(Fumiyo Motoyama)의 세심한 손길을 더해 하나의 연결된 음악을 만들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2인무에 사용된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 1885)’과 환상 서곡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풍운아 변학도의 해학성을 묘사한 ‘교향곡 1번(Symphony No.1, O9.13, 1866)’, 방자와 향단의 코믹함을 극대화한 ‘관현악 조곡 1번(Suite No.1, Op.43, 1878~1879)’ 등 마치 차이콥스키가 <발레 춘향>을 위해 작곡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이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2018년, 품격 있는 세련미로 진검 승부하다!

4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2018 <발레 춘향>은 한층 진일보한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가장 현격한 변화는 문화예술계 트렌드인 ‘미니멀리즘’ 형식으로, 무대 막을 최소화하고 영상을 이용해서 화려하면서도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LED영상을 이용한 무대연출은 극 전개가 빠르고 무대 전환이 많은 뮤지컬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이지만, 바람이 부는 배경이나 계절 변화와 같은 동적인 장면이나 시대적 배경장치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어 여러 장르에서 도입하고 있다. <발레 춘향>의 무대영상은 디자이너 장수호가 맡아 보다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장수호는 2016년 컨템포러리 발레 <HUMAN>과 2017년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봄봄-동승> 등을 연출한 바 있다.

문훈숙 단장은 제대로 된 창작발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무용수뿐만 아니라 무대, 음악, 의상, 조명, 소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수년의 제작 기간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심청>의 경우도 1986년 초연 후 3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정 보완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문단장은 <발레 춘향> 역시 해외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세계를 감동시킬 명작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련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훈숙 단장은 오늘날 가벼운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춘향’의 곧은 절개와 지조, ‘춘향과 몽룡’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주는 교훈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단순한 사랑이 아닙니다. 신분과 조건을 뛰어넘은 사랑과 역경 속에서도 이를 지켜내는 ‘춘향’의 지조와 절개를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게 되는 것이죠.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영상미술 등 예술의 깊이와 외연은 물론, 작품을 통해 얻는 교훈까지…이것이 예술이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에듀테인먼트라 부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장 한국적인 발레, 세계에서도 통하다!

<발레 춘향>은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미 2015년 오만 로열오페라하우스 무스카트 스프링 시즌에 초청받아 현지 관객들과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2014년 개정 안무가 완성되기 전에 이미 공식초청을 확정 지었는데, 이는 2011년 오만 로열오페라하우스 무스카트 개관 기념으로 초청됐던 <심청>을 통해서 발레단의 높은 수준과 레퍼토리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유니버설발레단은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마린스키발레단, 라 스칼라 오페라발레 등 세계적 단체들과 함께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초청되어 큰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초청 관계자는 “대다수의 발레단이 보유한 레퍼토리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창작발레야말로 세계적이고 경쟁력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행보는 2018년에도 계속된다. <발레 춘향>이 콜롬비아 보고타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극장(Julio Mario Santo Domingo Teatro Mayor)에 공식 초청을 받아 오는 9월 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극장은 콜롬비아에 가장 권위 있는 공연장으로 2014년 발레 <심청>을 선보였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공연 후 무대 조명이 꺼진 뒤에도 기립박수가 한참 동안 이어지며 진한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다가오는 9월 <발레 춘향>으로 2014년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예정이다.

<발레 춘향> 작품 속 하이라이트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주인공들의 사랑의 파드되이다. 극의 스토리와 함께 전개되는 춘향과 몽룡의 ‘긴장과 설렘(초야)-슬픔과 애틋함(이별)-기쁨과 환희(재회)’라는 세 가지 유형에 사랑의 감정을 아름다운 몸짓언어로 담아낸 2인무이다. 이 춤들은 진부할 수 있는 플롯에 변주를 더해 작품에 입체감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1막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춘향과 몽룡이 추는 ‘초야 파드되’는 묘한 설렘과 긴장을 손끝과 발끝으로 아름답게 연출했다. 이 춤은 앞선 3월 <스페셜 갈라>에서 선보일 당시 관객들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명장면이기도 하다. ‘초야 파드되’는 1막 2장에서 과거시험을 위해서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과 이별하는 춘향의 슬픈 장면과 대조를 이루며 애절함을 더한다. 이어진 2막의 ‘해후 파드되’는 춘향과 몽룡이 수많은 역경을 뚫고 비로소 행복을 맞이하는 기쁨을 표현한 춤이다. 격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안무가 인상적으로 춘향과 몽룡이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의 기쁨을 몸짓언어로 풀어내며 극의 대미를 장식한다.

<발레 춘향>에서 남성 군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는다. 2막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장면에서 보여주는 남자 무용수들의 군무는 강렬하면서도 절도 있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극강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기존 클래식 발레와 달리 군무진이 서브 플롯의 역할을 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려내기 때문이다. 두 장면 모두 ‘몽룡’이 이끄는 군무로 남자 무용수들에게 있어 가장 힘들면서도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춤이자, 속 시원한 전개를 이끌며 관객들로 하여금 극의 재미까지 더해준다.

또 다른 볼거리는 2막에 등장하는 ‘기생들의 춤’일 것이다. 머리 가체, 화려한 장신구, 풍성한 주름을 살린 형형색색의 한복은 여자 무용수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이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춤과 테크닉은 의상과 잘 어우러져 <발레 춘향>에 예술성을 더해준다. 또한 요염하면서도 절도있는 기생들의 춤은 주색에 빠진 ‘변학도’의 캐릭터를 대조적으로 부각시켜 작품 속에서 사랑과 갈등, 질투 등의 플롯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문훈숙 단장은 오늘날 가벼운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춘향’의 곧은 절개와 지조, ‘춘향과 몽룡’의 조건 없는 사랑이 주는 교훈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단순한 사랑이 아닙니다. 신분과 조건을 초월한 사랑과 이를 지켜내는 ‘춘향’의 지조를 떠올리며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우리가 <발레 춘향>을 통해 관객들께 전하고픈 진정한 메시지”라고 부연 설명했다.

안홍필 기자  afc77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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