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시 반야사 진각스님 -

참된 불자의 길, 타인과 공존하며 나아가 성불로

- 목포시 반야사 진각스님 -

 

 

반야사는 조계종 제18교구 백양사의 말사로, 교구 직할 포교당이다. 이곳의 주지로 계신 진각스님은 반야사에 부임한 지 올해로 꼬박 4년차라고 말씀하셨다. 반야사에서 하는 일은 주로 교육, 불사, 봉사 이 3가지로, 교육은 일반적인 것 외에도 신도들을 위한 불교 교양교육을 진행하며, 사회봉사로 ‘자비쌀 나누기 운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고 진각스님께선 전하셨다.

 

반야사가 목포에서 이루어낸 작은 기적에 대해

진각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이 참으로 어려운 곳입니다.” 때문에 함께하기 위해서라도 주위의 어려운 이웃돕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셨다고. 스님께서 처음 하셨던 것은 다름 아닌 ‘팥죽 나누기 운동’이었다. 그러던 어느 사월 초파일, 진각스님과 반야사가 주체가 되어 자비쌀 10kg짜리 300포대를 이웃과 나누신 일이 있었다. 그렇게 2년간을 오직 반야사와 진각스님이 하나 되어 이웃을 돕자, 비로소 사회도 움직였다. 전국 각지에서 갸륵한 뜻이 모이며 반야사와 진각스님의 외로웠던 나눔의 길을 응원한 것이다.

 

덩달아 어지러웠던 환경도 바뀌었다. 가꾸지 못해 더럽혀졌던 주변이 깨끗해지고, 이제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라 가지고 돌아가는 곳으로 탈바꿈한 까닭이다. 참으로 부처님의 크신 뜻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부처님의 뜻은 비단 한국에만 머물지 않는다. 바로 미얀마의 불교 종파인 율종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했던 일이 우연히 기회가 되어 그곳을 방문한 진각스님께 마침내 ‘인연’이 왔기 때문이다. 그곳의 방장 스님께서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진각스님을 일컬어 ‘오래 전에 만났던 형제간’이라 하셨으니, 참으로 특이하고도 신기한 인연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진각스님은 ‘참으로 깜짝 놀랐다’고 말씀하셨다.

감사하게도 그 사찰에 며칠 머물 수 있게 된 진각스님 일행. 그러나 고충도 있었다. 이곳의 스님들께서는 아침과 점심은 드시지만 오후는 단식을 하시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기특하게도 아이들이 코리아 스님 공양이라며 식사를 내내 가져와 주었다. 하지만 아이의 손을 본 스님께서는 그만 눈시울을 붉히고 마셨다. 식사를 가져와준 아이의 손가락이 모두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 아이는 참 어려운 환경에서도 제 먹을 것을 나눠주었다”며 진각스님께서는 참으로 고마운 아이라고 회고하셨다.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동국대학교 병원에 아이의 수술을 부탁드렸다는 진각스님, 그러자 이에 감명 받은 병원에서 그곳으로 의료봉사를 나갔고, 마침내 아이를 데리고 와서 그 손을 치료해 주었다고. 이에 그곳의 방장 스님이 깊이 감사함을 전하며 직접 반야사에 와주셨다며 진각스님께서는 미소 지으셨다. “이후에 저희 신도들도 그 사찰에 가서 봉사를 했습니다.” 그 이국의 사찰에 대해 ‘참으로 특이하고 신기한 공간’이라고 언급하신 다음, 스님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사찰의 스님들께서는 아침식사는 밖에서 탁발해서 드시고 그 이후로 다른 사찰에 계신 스님들이 이곳에 오셔서 공양하는 방식이었죠.”

 

바로 그 미얀마 사찰의 승려학교에 한국어 반을 개설하고 싶다는 진각스님. 이를 통해 그곳의 학승들이 반야사에 와서 교류할 수 있게끔. 또한 미얀마 파고다 사찰 본당에 모시는 부처님을 반야사에 모셔오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도 보태셨다. “박홍률 시장님께서 감사장도 주시고 참으로 많이 기뻐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눌 즈음, 때마침 백양사 방장 지선큰스님께서 방문해 주셨다. 어려운 길 달게 와주신 스님께 참된 불자의 길에 대해 기자가 말씀을 구하자 지선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자가 지켜야 할 우선순위는 역시 신앙입니다.” 그러나 기복신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백양사 지선큰스님은 강조하셨다. 참 불자라면 단순히 복을 기원하는 일을 넘어 진정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받들고 따르는 일이 몸에 배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해탈, 즉 견성성불에까지 이르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길이라는 것. 지선큰스님께서 다시금 한마디 건네셨다.

 

“신도와 스님의 목적은 한 가지입니다, 바로 성불입니다. 다만 신도는 살아가면서 그 일상 속에서 쌓는 것. 그러나 그 성불의 길에 늦어질지언정 신도들 역시 성불로 나아갈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하지요.”

 

참된 ‘나’를 찾는 길, 남과 더불어 사는 것

최근 한국에도 이데올로기 싸움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한 다음, 지선큰스님께서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셨다. “그것도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민주주의에 대해 진정한 민주주의란 정치가 아니라 너와 내가 같이 사는 것.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으로, 모든 생물을 평등한 차원에서 같이 공존공생하는 것이라고 정리하신 다음, 지선큰스님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시민의식이 싹터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가난한 세월이 길어 가난에 매몰되어 버린 사람이 많습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님께서 내리신 고언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무릇 잘 산다는 것이란 물질적인 게 우선이 아니라 인생의 참 가치를 따라 쫓는 삶으로, 행복하다는 것은 복을 지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이었다. 지선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복은 자기만을 위해 짓는 것이 아닌, 남을 위해서도 지을 수 있으며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도 쌓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 무재칠시라고 하는데 가진 것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길로, 부드러운 말, 자비로운 마음씀씀이 등이라고 스님께서는 설명하셨다. “이제는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남과 더불어 사느냐가 행복의 관건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불행한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하신 다음, 지선큰스님은 도가 다른 게 아니라 모든 종교는 바로 그 가치를 내걸고 있다며 이런 이야기도 잊지 않으셨다. 바로 그런 마음 쓰는 법, 빈자가 결코 빈한하지 않게 남을 잘 돕고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종교가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란 굳은 믿음이었다.

 

나눔을 넘어, 부처님께 진정 나아가기 위한 안전까지

최근 반야사를 찾아온 여러 가지 따뜻한 소식이 있었다. 지역포교에 앞장서며 부처님 자비정신을 실천해 오고 있던 이곳이, 바야흐로 진정 뭇 중생과 스님들의 ‘안전’에 보탬이 될 기념비적인 첫 발자국을 막 떼게 되었던 까닭이다. 이를테면 지난 7월 19일 반야사 대웅전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에게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교육은 사찰 내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뿐만 아니라, 신도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서도 보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에서 반야사의 주지이신 진각스님과 신도 30여 명이 함께 뜻을 모은 결과물인 셈이다. 참가자들은 국민응급처치교육센터로부터 긴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각종 처치 교육과 실습용 마네킹을 활용한 기도 유지, 가슴압박, 인공호흡 등의 구조 스킬을 익혔다.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5일에는 삼성 CPR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교육지원센터의 지원을 토대로 지진재해 대비교육을 실시했다고. 최근 포항 지진 등 전국 각지에 크고 작은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가운데, 미리 그 위험을 막기 위한 훈련을 뭇 신도들에게 가르친 진각스님의 노고와 뜻이 참으로 크다고 하겠다. 이에 관해 진각스님께서는 "사찰 내 법회와 행사에 참여한 신도들에게 위기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고 말씀하셨다.

참으로 건강한 마음, 그 중한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 오늘도 반야사는 길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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