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비익조연리지 (比翼鳥連理枝)(2)

비익조연리지 (比翼鳥連理枝)(2)

 

박영동 칼럼 (현 법무사/전남인터넷신문 회장)

 

삼국지에 유명한 동탁과 여포 사이를 이간질하였던 미녀 “초선”이 화원에서 달을 보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림에 양부인 “왕윤”이 “달도 내 딸에게는 비할 수가 없다” 하며 “폐월”이라 하였다 한다.

중국 역사상 미색에 있어서 “양귀비”를 빠뜨릴 수는 없다.

고아로 태어나서 양씨 가문의 양녀로 들어가 나중에 당 현종의 18왕자 수왕의 비가 되었다가 현종의 무혜비가 죽자 황제가 아들에게 새로운 여자를 맺어주고 데려다 6년 후 귀비로 책봉하였다.

미인이 화원에 가서 함수화를 건드리자 부끄러움에 잎을 말아 올렸다고 하여 “수화” 또는 “절대가인”이라 하였다 한다.

이제까지 지켜본 바로는 미색을 갖춘 여인들은 한결 같이 그 팔자가 기구하고 삶 자체가 바람 앞에 등불처럼 가슴 졸이는 한편의 드라마 였다. 인생의 질곡과 역정 또한 그 변화가 무쌍하였다.

하지만 역사는 미색이 뛰어난 여인들을 하나의 귀중품처럼 다루며 흥미를 북돋기는 했으나 그 성품과 됨됨이에 대해서는 한조각의 서술도 하지 않은 인색함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색 “황진이”는 남북한의 체제를 극복하고 신구의 벽을 넘나들어 뿌린 화려한 일화로 대중의 사랑과 인기를 폭넓게 받고 있다.

당시의 서얼로 태어나 인물이 빼어난 여인들은 양가집 첩으로 가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음에도 황진이는 평범하고 안락한 삶 대신에 운명에 도전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택한 것이다.

춤과 음악과 시를 연마하여 “청산리 벽계수야 쉬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할 제 쉬어감이 어떠하리”라는 격조 있는 불후의 구애 시로 조선최고의 군자라 불린 “벽계수”의 마음을 빼앗고, 불가의 생불로 통하던 “지족선사”를 파계시킨 것도 모자라, 중종 4년에 등과하여 시문에 능하였고 대제학의 벼슬에 오른 “소세양”이 “황진이가 절색이라고는 하나 나는 그녀와 30일만 함께 하고 깨끗이 헤어질 것이다.

만약 하루라도 더 머물게 된다면 너희들이 나를 인간이 아니라고 해도 좋다.”고 발설하고 30일간의 열애에 들어가 마지막 날 이별의 술잔을 기울였으나 황진이는 아무런 말도 없이 시 한편을 써주는 것으로 하여 “소세양”의 마음을 움직여 끝내는 굴복시키고 만다.

도학군자로 이름을 날리던 화담 “서경덕”을 유혹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사제의 연을 맺고, 동양제일의 소리꾼이자 선전관이었던 이사종과 6년간의 사랑을 나누며 조선팔도를 유람하였다.

자신의 미색과 재주를 숨기지 않고 전국을 다니며 백성들에게 그대로 선을 보였으니 가는 곳마다 즐거워하고 놀라고 환영하는 발길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것은 자명한 일이었고, 생활이 고단한 사람들에게 뿌려준 기쁨과 환희는 금전으로 환산이 되지 않을 뿐 더러 그로부터 수많은 세월이 흘러간 뒤에도 후학들의 아쉬움과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된 것이다.

여러 남자들과의 염문을 뿌린 것이 어떻게 보면 부도덕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조선의 신분사회가 인정하는 기생이었고, 미색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지적인 재능을 겸비하였기에 신분을 넘어선 인간적인 사랑을 나누고 싶은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비익조연리지”와 같은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고대로부터 현세에 이르기까지 선남선녀들의 사랑이야기는 끊임없이 전해져 내려오지만 실패한 사랑의 흔적이 오히려 크게 느껴지고, 진실로 이루어진 사랑이야기가 드물어 보이는 것은 우리들 모두가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갈증은 원대하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굴레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거친 세파에 시달려 몸은 땅에 있지만 마음은 푸르른 창공에 머물러 비록 퇴화된 날개일망정 애써 노력하여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현세의 “비익조연리지”가 되려고 지금도 미련 실은 무지개를 향해 부단한 날개 짓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동  jun8563@hanmail.net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영동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파일]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