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지 리의 진화는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지난 8월23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지 리 피아노 리사이틀은 어릴 적 연주장면만을 자주 접하던 유투브에서의 조지 리의 성숙한 연주를 보게 된 것 같아서 그의 진화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주목된다.

 

유투브에서 조지 리의 이름을 치다보면 아홉 살 때 랑랑의 마스터클래스를 받는 조지 리의 어릴적 연주 장면부터 열한살 때 카네기홀에서의 연주장면, 열두살 때 생상스의 피아노 콘체르토 No.2를 연주하는 장면과 왕벌의 기행 연주 장면, 열네살 때 모차르트의 피아노 콘체르토 No. 21의 연주장면, 열다섯살 때 쇼팽 콘체르토 1번의 연주, 열다섯살 때와 열일곱살 때의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 2번의 연주, 열여섯살 때 거쉬인의 랍소디 인 블루, 열일곱살 때의 리스트 헝가리 랍소디 2번의 연주모습등 유독 어릴 때의 연주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8월로 스물두번째 생일을 맞은 조지 리는 자신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그동안 내 안에서 얼마나 성숙한 음악이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다는 느낌을 이날 콘서트를 통해 전한 것 같다. 베토벤과 리스트의 작품들을 갖고 무대에 오른 조지 리는 이날 베토벤 소나타 제6번에서부터 이런 어릴 적의 영상에서 받는 인상과는 성숙을 느끼게 하는 타건을 보였지만 이어진 베토벤 소나타 제23번 ‘열정’에서는 깊이가 들어갔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피아노의 신약성서라고 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을 백건우가 9월1일부터 9월8일까지 연주한 것을 9월3일 저녁 소나타 23번 ‘열정’, 9월6일 소나타 26번 ‘고별’, 9월7일 ‘함머클라이버’가 연주된 소나타 29번, 마지막 날의 소나타 30번, 31번, 32번 4일간을 시간을 내서 감상했다.

9월3일 백건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중 네 번째 연주 스케쥴인 첫곡 피아노 소나타 10번을 듣는 순간 “아! 연륜이 깃든 연주는 다른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 이제 본격 피아니스트로서의 이력을 쌓아가야 할 조지 리라면 진화해야 할 길이 너무도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후반부에서 조지 리는 리스트 순례의 해 제2년에서 서정을 유감없이 펼쳐보였고 순례의 해 제3년 연주에선 몽환적인 피아노 울림이 돋보인 개인적인 감상을 했다. 돈 주앙의 회상도 여름 휴가기를 마치고 <돈 조반니>의 익숙한 선율과 함께 휴가철의 텅텅 비었던 공연장에 다시 활기를 주게 하는 공연이었던 듯 싶다.

톤의 무게감이 크지 않았고 사운드의 직진성이 강하지 않았으며 연주에서 돌출하는 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평들에 일견 의견을 같이 할 수 있었지만 아름다운 파편과 편린이 부서져 나가는 아름다움이 돋보인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앵콜과 부채가 펼치는 것 같은 쇼팽의 에튀드 Op. 10 No. 2의 선율, 그리고 영롱한 아름다움이 물들인 리스트의 Consolation등 다섯곡의 앵콜이 이어진 조지 리의 연주회는 그와의 피아노연주회를 함께 했다는 것으로 의미를 갖게 하는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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