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있는 음색과 차별화된 사운드

열기와 명성면에서 국내 교향악축제가 영국 런던 BBC프롬스 수준에 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몇 년이 걸릴까? 홍콩필하모닉의 인상적 2017 국내교향악축제 데뷔를 보고 올해 거의 30년을 맞는 국내 교향악축제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선 세계 최대의 클래식축제인 영국 BBC프롬스를 많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는 4월16일 일요일 오후 5시에 있은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 참가를 계기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홍콩필하모닉의 국내 교향악축제 참가는 2018년부터 뉴욕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인 얍 판 즈베덴의 지휘로 홍콩필과 즈베덴을 함께 볼 수 있을 흔치않은 기회로 관심을 모았다.

 

이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홍콩필은 확장성있는 음색과 차별화된 사운드, 얍 판 즈베덴의 단신임에도 신뢰감있는 비팅의 지휘로 이번 교향악축제중 가장 빛나는 무대의 하나를 연출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홍콩필이 앵콜로 연주한 바그너 발퀴레중 제3막 발퀴레의 기행은 영국 가디언지의 음악칼럼니스트 Andrew Clemente가 2015년부터 시작된 홍콩필의 링사이클중 첫 번째 녹음인 Rheingold 음반에 대해 “번쩍이는 링사이클의 야심찬 스타트”로 평한 바대로 홍콩필이 발매할 예정인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전편 Naxos 레이블을 듣고싶게 할 만큼 인상적 연주였다. 한마디로 홍콩필의 올해 국내교향악축제 참가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싶게 할 흥을 다시 지피는 연주였다고 개인적으로 평할만 하다.

올해 교향악축제 공연들의 경우 많은 연주단체들의 연주는 감상하지 못했지만 4월5일 수원시향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협연한 한지호는 좀더 확실한 타건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었고 4월13일 목요일 공연을 가진 대구시향과 줄리안 코바체프도 대구에서의 인기에 비해 서울에서의 인상적 무대는 펼치지 못한듯 싶다. 4월21일 무대를 가진 제주교향악단 연주는 잘 접할 수 없었던 쿠세비츠키의 더블베이스 협주곡 Op.3와 지방교향악단 연주치곤 완급이 괜찮았던 말러교향곡 제1번의 연주로 평하고 싶다. 4월22일 있었던 충남교향악단의 연주는 라벨 라발스의 진한 느낌이 없었고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에서 체면치레를 했다.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영국 BBC프롬스는 런던 로열알버트홀을 주무대 기반으로 2017년 올해 시즌도 7월14일(금요일)부터 9월 9일까지 거의 두달에 걸쳐 열린다. 10년만에 프롬스무대로 돌아오는 다니엘 가티 지휘의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브루크너 교향곡 9번), 사이먼 래틀과 런던심포니가 연주하는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 다니엘 하딩과 미하엘 틸슨 토마스가 번갈아 지휘하는 빈필(말러교향곡 6번, 베토벤교향곡 No.7), 만프레드 호넥 지휘의 피츠버그심포니(말러교향곡 1번과 안네 소피 무터의 드보르작 바이올린협주곡 A단조), 올 러시안 레퍼토리로 짜여진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의 오슬로필하모닉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No. 12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라 스칼라필의 프롬스 데뷔무대(레스피키 로마의 분수와 로마의 소나무,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No.5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No.3, 다니엘 바렌보임의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의 엘가의 심포니 No.1에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버나드 하이팅크 지휘의 유럽체임버오케스트라가 슈만 심포니 No.3와 모차르트 심포니 No.38 'Prague를 연주하는등 명성있는 지휘자들과 쟁쟁한 연주단체들이 올해도 로열알버트홀등 런던 BBC프롬스 무대를 줄지어 장식한다.

명성과 내실면에서 세계적 클래식 축제를 꾸려가고 있는 런던 BBC프롬스를 보면서 대부분 합창석도 텅텅 비면서 이어가고 있는 국내 교향악축제가 비상할 방책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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