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에는 도파민이라는 행복호르몬이 있다. 도파민은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하고 만족감을 느낄 때 분비가 왕성해진다. “보상결핍 증후군(reward deficiency syndrome)"은 보상회로에 작용하는 도파민이 부족해져서 발생한다. 1996년 미국의 신경약리학자 블룸박사의 저서에서 알려지게 된 가설이다. 유전적으로 도파민의 결핍을 보이는 사람에게서 주의력 결핍장애 혹은 다양한 중독이 더 쉽게 발생한다고 하였다. 환경적으로는 중요한 발달시기에 빈약한 애착 경험을 하게 되면 뇌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결국 애착의 부재로 인해 전반적인 붕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어도 도파민 보상이 부족해지면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에 의해 도파민 보상이 부족해지면 이성을 담당하는 뇌를 약하게 만든다. 분노조절이 어렵고, 자주 화를 내거나 혹은 물질과 행동에 탐닉하게 된다. 또한 심리적으로 우울하고 불안해진다. 이성과 본능의 균형이 깨지게 되고 자기조절이 어려우며 강박, 알코올, 약물, 게임, 도박, 식이 등의 중독증세로 나타난다. 집중력과 주의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처럼 주의산만과 타인에 대한 공격성향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and hyperactivity disorder/ADHD)’로 진단 받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정보로 인해 인정받고 보람을 느끼기 점점 힘들어지는 추세이다. 자신이 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것에 좌절을 느끼며 결핍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즉, 아무리 건강하고 안정적이었던 사람도 사회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가을소나타’ 속 주인공 에바는 첫 번째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이혼 당한다. 재혼 후 낳은 아들은 4살 때 익사한다. 어렸을 적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성공을 중시했던 어머니의 부재는 사랑에 대한 결핍으로 이어졌다. 힘든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그녀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물러 달라는 편지를 7년 만에 어머니에게 쓴다. 영화는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숨겨왔던 감정 속에서 갈등이 생기지만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끝난다. 제때 받지 못한 부족한 사랑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결핍된 상태로 남아있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30대 주부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술을 마시면 엄마를 많이 때렸다고 한다. 점점 자신에게 폭력성을 보이는 엄마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었다. 언니와도 크게 친한 관계는 아니었고 화가 나면 변하는 모습이 무서웠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독립하여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지만 이혼하게 된다. 3년 전 재혼하였고 남편과 관계는 소원하며 아이 양육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친정엄마에 대한 보상결핍은 스스로 화를 조절하지 못하거나 회피, 충동적인 행동으로 보여 졌다.

보람과 즐거움이 없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타인의 대한 배려와 사회적 친밀감이 어렵다.

도파민 보상을 받는 뇌는 기쁘고 즐거운 느낌으로 삶에 대한 만족감을 얻게 된다.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생활은 행복하지 못하고 그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남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피하게 된다.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지만 타인에게 베풀고 인정하고 양보하며 산다. 인정과 칭찬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행복감을 주게 된다. 어렸을 때 높은 이상을 추구하며 만족감이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행복호르몬이 결핍된 상태로 성인이 된다. 이런 불균형은 개인에게 안전감, 온화 감, 포만감 등이 결여되게 만들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타인의 반응을 요구하거나 없을 경우 위협, 불안, 불쾌의 신호를 보내게 된다. 미국의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와도 극복하려는 시도 없이 포기하는 상태를 말한다. 어렸을 때 보상의 결핍은 부정적 사고를 갖게 만들고 그런 경험들이 지속적으로 학습되어 무력감을 느낀다. 성인이 되어 좋은 경험의 기회가 와도 부정적 사고로 금세 포기하며 우울감에 더 쉽게 빠지게 된다.

어린 시절 빈약한 애착경험, 불안정한 애착은 보상결핍을 가져온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기는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본능적으로 부모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대응해주는 부모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느끼게 되며 이는 강한 정서적 유대감이다. 영국의 분석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애착이론’을 개념화하며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는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낯선 사람을 별로 꺼리지 않고 엄마에 대해서도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회복하는 '안정애착'이다. 애착형성이 잘 된 아이로 사랑이 충만하다. 둘째로 엄마와 같이 있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엄마를 무시하거나 회피행동을 보이는 '회피애착'이다. 아기의 신호를 무시하거나 거부, 혹은 주도적으로 양육했을 때 보여 진다. 셋째는 주의 환경 탐색을 거의 하지 않고 엄마 옆에 딱 붙어 있으려 한다. 아기에게 일관성 없이 반응했을 때 보여 지는 '저항애착'이다. 이런 아기들에게 분리불안 증세가 보여 진다. 안정애착을 빼고 나머지는 불안정한 애착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도파민이 결핍된 상태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안정적 애착은 신뢰감을 형성시키며 성인이 되어 어떠한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잘 이겨내게 된다. 애착은 비단 부모-자녀 간에만 보여 지는 것이 아니다. 불안정한 애착행동은 성인이 되어 배우자를 만났을 때도 작용된다. 그것이 부부갈등의 요인이 되지만 부족했던 도파민 결핍을 보상받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무조건 기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기애를 키우고 결핍을 충족하려는 노력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게 대처양식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보상결핍 증후군관련 영화는 시민케인/1941, 조슈아/2007,가을 소나타/2012 책은 중독 그리고 도파민/ 이재원, 운동화 신은 뇌/ 존레이티, 드라마는 신데렐라 언니/2010,KBS를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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