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우리는 영화 부시맨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본 일이 있다.

이 영화는 1980년에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작으로 제이미 유이스 감독이 만든 코미디 영화로 원제목은 The Gods Must Be Crazy(신은 미친 것이 틀림없다)로 실제 부시맨족인 고(故) 니카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였다.오래 전 우리는 영화 부시맨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본 일이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칼라하리 사막에서 살아가던 부시맨족 마을에 어느 날 비행기 조종사가 지나가다가 버린 빈 콜라병이 떨어지게 되고 난생 처음 보는 물건에 부시맨들은 그걸 신의 물건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이로 인해서 평화롭던 마을에서 분쟁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이에 주인공 부시맨족 자이는 마을의 평화를 깨트리는 콜라병을 세상의 끝에 가져가 신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백인 동물학자와 여기자를 만나면서 문명인들을 접하기도 하고, 또한 아프리카 정부군과 반군과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영화이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 부시맨들이 사는 나라가 바로 나미비아다.

나미비아는 1885년 ‘독일령 남서아프리카’로 식민 지배를 받다가 세계 1차 대전 후인 1920년부터 남아공의 위임통치를 받다가 1990년에야 뒤늦게 독립한 아프리카 식민지 국가로는 가장 늦게 독립한 나라이다.

나미비아는 세계 3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이며, 나미브 사막(Namib Desert)과 해안평원(Coastal Plains), 중앙 고원(Central Plateau), 칼라하리(Kalahari)사막, 카방고(Kavango)와 카프리비 지역의 관목초원과 연중 300일을 내리쬐는 햇빛 등 많은 해외 여행국에게는 흥미를 자아내는 여행지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나미비아는 한반도의 4배 정도 크기로 인구는 약 2백만 명으로 수도 빈트후크에 24만 명이 살고 있다. 나라 이름은 나미브 사막의 이름을 따서 채택했으며 인구밀도는 몽골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적은 나라이고 1인당 GNP는 3,584달러이지만 빈부의 차가 심해 수도 빈트후크에서는 대형 마트 등 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높은 생활수준을 자랑하지만 수도만 벗어나면 인구의 절반이 하루 1.25달러 수준의 고통 받는 빈곤생활을 하고 있으며 특히 HIV에 감염된 성인 인구가 15%로 심각한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나미비아에는 8천만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은 모래언덕과 광활한 초원,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야생동물 관찰지역 중 하나인 에토샤 국립공원(Etosha National Park)은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매력을 자아내는 자연으로 필자는 지난 11월 초에 열흘간 사진작업을 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였다.

처음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거리가 말라리아와 같은 풍토병과 치안 문제 등 문제없고 안전하게 사진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그곳은 가난하고 헐벗은 모습이었지만 순박한 사람들의 눈빛과 다정스런 행동에서 걱정거리는 순식간에 사라졌으며, 특히 사진작업을 하면서 본 자연환경은 경탄을 자아냈다.

Dune 45가 만들어 낸 붉은 모래언덕의 극단적이며 강렬한 색은 사진작가들이 왜 나미브 사막을 ‘세계 최고의 사막 사진 여행지’라고 하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데드플라이(Dead vlei)는 ‘죽음의 호수’라는 뜻으로 400년 전만 해도 강으로 180㎞ 떨어진 나우클루프트 산에서 흘러내린 타우 합강이 이곳을 지나 바다로 흘러들었는데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강의 출구를 막아버리게 되어 강은 호수가 됐고, 점차 수량은 줄어 말라붙게 되어 만들어진 강렬한 붉은 모래언덕과 도자기처럼 딱딱한 새하얀 바닥, 그리고 호수 주변에 고독하게 서 있는 고사목은 신비의 세계로 사람들을 이끌어 묘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주었다.

또한 나미비아의 밤은 나사(NASA)에서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한 이유를 알 수 있듯이 은하수를 비롯한 남반구의 다양한 별들이 칠흑 같은 어둠을 화려한 별빛으로 수를 놓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그리고 작업하는 내내 느낀 감동은 머나 먼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느꼈던 두려움과 힘든 비행시간을 순식간에 날려 보내며 행복을 마음 속 깊이 각인시켜 주었다.

행복은 도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말을 느낄 수 있었던 나미비아... 오늘이라도 당장 우리 함께 떠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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