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 증후군’‘반사회적 인격 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로 분류된다. 반사회성 인격 장애는 사회적 일탈이라고 하는 ‘행동적 측면’에 문제가 있다. 하위유형으로 소시오 패스(sociopath)보다는 감정의 결여 ‘정서적 측면’에 문제가 있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에서 많이 보인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도덕적, 양심적인 죄책감은 물론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주로 연쇄살인마나 범죄자들에게 많이 보여 지는 심리상태라 할 수 있다. 사전적 용어로 배덕(背德)은 도덕에 어그러짐을 뜻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전혀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다. 보통은 남에게 피해를 주면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보편적인 사고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마치 둔감한 사람처럼 보인다. 양심에 대한 도덕 감정이 없을 뿐이지 도덕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양심에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브루크하멜 국립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정을 관여하고 있는 전두엽이 일반인들과 다르게 활성화 되지 못하고 미숙한 상태라고 한다. 주로 범죄자들에게 많이 보여 지며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15%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cialdini)’교수는 다른 사람을 자기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이코패스의 대해 이야기 하였다. 유난히 설득력이 좋으며 사람의 심리를 조정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또한 자신에게 동조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심리적 기술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는 인간이 가지는 심리로 자신감, 빚지기 싫어하는 심리, 희소가치, 이해와 배려, 호감 등을 설명했다. 매우 지능적인 이들은 다섯 가지 심리를 이용하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2007년에 개봉한 영화 ‘검은 집’은 사이코패스 신이화(유선)가 등장한다. 아들의 죽음과 관련 보험금 수령문제로 보험회사 직원 전준오(황정민)가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절단기에 무심하게 팔을 들이미는 남편. 그의 팔을 아무렇지 않게 무표정하게 자르는 주인공 신이화. 그 여인에게는 어떠한 표정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으며 죄책감 또한 없다. ‘검은 집’은 소설을 영화로 한 작품으로 소재가 매우 충격적이었다.

5년 전에 상담했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은 큰 키에 IQ가 128정도로 우수했다. 외모도 매우 준수하며 공부도 잘하는 아이였다. 교실에서 청소를 하다가 같은 반 남자친구와 시비 끝에 그를 밀었고 책상 모서리에 이마가 찢어지면서 쓰려졌다. 머리에 피가 흐르자 주변 여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정작 가해자인 이 아이는 대수롭지 않은 듯 태연하게 빗자루 질을 하며 심지어 웃기 까지 했다는 학생들의 진술로 담임선생님이 의뢰했던 아이였다. 아이는 피해자에 대해 전혀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父의 폭력과 가정환경에 문제가 많았으며 치료개입이 들어가기는 하였으나 예후는 좋지 못해 안타까운 아이였다.

타인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어렵고 둔감하며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람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기본적으로 정성결여, 억제 결여, 폭발성, 공격성의 복합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성결여란 동정심, 수치심, 후회, 양심, 명예감정, 체면을 존중하는 마음 등이 결여되는 있는 것을 말한다. 배덕한 사람들은 냉담하고 잦은 불평과 비사교적이다. 또한 냉혹하며 잔혹한 행위를 태연하게 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이 감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다. 흥분과 욕망은 느끼며 단지 타인의 감각에 공감하는 능력만 없을 뿐이다.

심리학자 ‘마사 스타우트(Martha Stout)’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을 ‘감정적으로 말해, 우리가 비 도적 적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태만하거나 이기적이라고 여겨지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경우에 그 행동을 제어해줄 내부 기제가 전혀 없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나쁜 행동을 통해 자기처벌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며 부인하고 도망 칠 수 없게 만든다. 죄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은 죄책감을 못 느낄 뿐 도덕의식까지 결여된 것은 아니다. 일반 사람들안에 적당히 섞어 적응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어렸을 때 부모와의 격리, 학대, 배척받은 경험이 후천적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의사인 ‘존 볼비(John Bowlby)’는 성격적으로 굳어진 기질적인 반사회성은 어린 시절의 모성경험이 결핍된 아이들에게 보여 진다고 하였다. 부모로부터 배척받은 경험에 의해서도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 볼비의 애착이론은 0~3세까지가 중요한 애착형성의 시기이며 인간 본성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하였다. 애착이 잘 형성되지 못하면 아동기뿐만 아니라 성인기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부모의 학대나 방임 속에 자라난 아이도 처음 부딪친 부모라는 인간관계에서 부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 즉, 부모와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경험하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애착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들은 타인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관심이 없다. 쉽게 피해를 끼치거나 스스럼없이 무시하는 행동이 보여 진다. 공감에 기초한 양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과거의 통념과 달리 인간의 뇌는 플라스틱처럼 변형이 가능한 ‘가소성(plasticity)’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조기의 치료개입으로 사회적 지지와 적절한 도움을 통해 환경을 바꿔줄 수 있다면 기질적인 성향도 조금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배덕증후군에 관련된 영화는 검은 집/2007, 아메리칸 사이코/2000,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7, 양들의 침묵/ 1991, 책은 음흉하게 꿈꾸는 텍스트/2006, 비해, 한여름의 살인/ 2001,좋은 책 만들기, 드라마는 갑동이/ tvN,2015, 나쁜 녀석들/OCN,2014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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