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은 자폐스펙트럼 장애(ASD:Autism spectrum disorder) 중 고기능 자폐증의 일환으로 뇌기능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천재성과 특정분야에 경이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savant'란 프랑스어 동사 ‘savoir(알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학자, 석학’ 등의 의미를 가진다. 1783년 모리츠(Moritz)라는 학자가 독일에서 처음 ‘서번트(savant)’의 사례를 보고를 하였다.

버나드 림랜드(Bernard Rimland) 박사는 ‘Psychology Today(1978)' 논문에 ‘자폐적 석학(autistic savant)’라는 용어를 게재하였다. 1887년 영국의사 ‘랭던 다운(John Langdon Down)'이 런던 의학 회 강연에서 처음으로 ‘이디오트 서번트 (idiot-savant:천재 백치)’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당시 백치는 IQ 25이하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 후 지속적으로 심리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의 정식 명칭인 것이다.

 

천재 혹은 장애인과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바라보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약간 눈치가 부족하거나 고집이 세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분류되곤 하며 4분의3정도가 지능지수 (IQ) 70 미만이다. 이 증후군의 사람들의 50%는 자폐증을 50%는 기타 지적장애, 발달장애, 중추 신경계 손상 등을 수반하고 있다. 1988년에 개봉한 영화 ‘레인맨’의 모델인 킴 픽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 그는 보통 사람이 3분에 읽을 양의 문서를 40초 만에 읽고 내용의 98%를 기억한다고 한다. 단순히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의 숫자를 이용하여 계산도 가능하다고 한다. 자폐아 10명중 1명 정도 서번트라 하지만 이는 특정한 것을 기억하는 정도이다. 진짜 천재는 전 세계에서 100명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매우 드물고 지적장애나 자폐증이 아닌 다른 중추신경계 결핍이 있는 환자 1,400명 중 1명에게는 서번트 능력이 발견된다고 한다.

2011년 개봉한 ‘다슬이’이라는 영화가 있다. 천재화가 ‘핑 리안’의 실제 내용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주인공 다슬이는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어촌마을에 할머니와 삼촌과 함께 산다. 아이는 늘 아침마다 크레파스를 가지고 밖에 나가 동네를 45도 각도로 삐딱하게 망원경을 통해 탐구한다. 그리고는 항상 벽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동네 모습을 그린다. 그런 아이의 행동을 사람들은 낙서로 몰아 구박하지만 삼촌은 다슬 이의 재능을 알게 된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이들의 행동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잠깐 장애인 복지관에서 친구 일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 중 한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자폐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아이는 6살 정도의 남자아이였는데 자동차에 매우 집착을 하였고 이름을 다 외우고 있었다. 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서번트 증후군’이라 굳게 믿고 있었으며 천재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다니며 검사와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하였다. 결과는 당연히 아닐 수밖에 없지만 부모는 기관들의 정보를 믿지 않았다.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판단력조차 잃어버린 그들이 안타까웠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천재성을 가지는 사람들은 선천적, 후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계산, 시공감각, 감각통합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 ‘두정엽’ 부분이 과도하게 활성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인간은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엄청난 정보를 이미 아는 영역으로 카테고리로 나눈다. 그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좌 측두엽’이다. 이 부분이 손상되어 정보의 필터링이 안 되면 사물을 그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받아들여 천재성이 보여 진다는 것이다. 또한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여자보다 남자가 6배나 많은 85%정도라 하며 이는 인간의 뇌는 우 뇌가 먼저 좌 뇌가 나중에 생기는 것을 들 수 있다.

어머니의 자궁 속 태아는 여러 번의 진화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때 아직 완성되기 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에 노출되면 좌 뇌가 손상을 입는다. 사회성을 담당하는 좌 뇌가 손상되면 자폐아가 되지만 그것에서 벗어난 우뇌를 가지게 되면 천재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좌 뇌 손상 우뇌 보상이론’이다. 이들은 지적능력은 떨어지지만 특정한 좁은 영역에서 비범한 능력을 보여주며 다섯 개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음악, 미술, 달력 계산, 수학(소수계산), 공간지각력(길 찾기) 등에서 우수함을 보인다.

 

전 세계에 100명 밖 에 없는 천재들 중에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후천적으로 천재성이 보여 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는 일반인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유년기에 중추신경계의 질병으로 뇌손상이 되어 후에 천재성이 보여 진다는 것이다. 유년기 뿐 아니라 ‘제이슨 패지트’라는 성인남성은 의도치 않게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뒤 죽을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수학천재가 되었다. 후천적인 서번트의 공통점도 모두 좌 뇌의 손상이라는 것이다.

 

평범한 삶을 살수 없고 천재성으로 특별하지만 장애가 공존하는 사람들

 

인간의 뇌는 손상된 부위로 인해 그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다른 부위에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수한 기능을 발휘한다.

평범한 삶을 살수 없는 이들은 특정 영역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이지만 대부분 사회성이 부족하여 주로 혼자지내는 시간이 많다. 언어적 기능이나 사회성 등 전반적인 발달 문제를 가지고 있기에 늘 치료 개입과 훈련이 필요하다. 천재성을 가진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힘든 일이다. 천재적인 뇌를 가졌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소통이 어려운 자폐증의 증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장애가 공존하는 그들은 자신의 천재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서번트 증후군에 관련된 영화 레인맨/ 1988, 간기남/ 2012, 라이프 오브 파이/ 2012, 하늘과 바다/ 2009, 말아톤/ 2005, 포레스트 검프/ 1994, 드라마 굿닥터/ 2013, 찬란한 유산/ 2009, 책은 서번트 신드롬, 대럴드 트레퍼트, 홍익출판/ 2006를 참고하면 된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