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적 의존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것이지만 억압하게 되는 환경에서는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또는 그런 소리를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착한 아이 증후군(The good child syndrome)’이라 한다. 이들은 착하지 않으면 사랑 받을 수 없다는 두려움과 강한믿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어른으로 성장하여도 억압되는 마음에 얽매이며 늘 착한여자, 착한남자로 불리게 된다.

 

왜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는 강박증의 한 형태로 착한아이들은 심리가 늘 불안정하다. 부모 혹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을 더욱 더 착한 사람 혹은 순수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착한아이가 되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에게 하는 말에 집중하고 갈등상황을 피하며 그들의 요구에 순종적이다. 타인의 반응이나 말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정작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는 무시한다.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유아기 초기에 ‘참자기(true self)’와 ‘거짓자기(false self)’의 개념을 가진다고 했다. 참자기는 엄마에 의해 촉진되며 자기의 삶을 생생하게 느끼고 현실감을 가지는 것이다. 반면 거짓자기는 엄마가 지속적으로 안정감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분리감을 느끼게 된다. 그로인해 엄마의 기분과 변덕에 맞추어 반응해야 한다. 지나친 거짓 자기는 내적인 허망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데 착한아이는 늘 ‘착한 척’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거짓자아’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부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반복적으로 눈치를 보거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2014년 모든 아이들이 영화 주제곡인 ' Let it go'를 부를 정도로 인기 몰이를 했던 ‘겨울왕국’이라는 만화영화가 있다. 주인공 엘사는 나쁜 마음을 먹을 때 감정통제가 안되고 위험스러운 마법이 나온다. 그의 부모는 늘 감정을 숨기고 말썽 피우지 않는 착한아이로 있기를 강요한다. 항상 행복하지 못했고 결국 자신이 살던 아렌델성을 빠져나와 과거와 결별하고 스스로 겨울왕국을 만든다. 이때 그녀가 열창하던 노래가 ' Let it go' 인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억압된 감정은 언제든지 폭발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말이다.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늘 그래왔던 것처럼 착한아이가 되어야 해,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숨겨야해, 느끼지 마, 그들이 알게 하지 마- Let it go 노래 가사 中 >

현재 상담하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다문화 여자아이가 있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며 필리핀 어머니와 언니 셋이서 살고 있다. 늘 일을 해야 하는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에게 신체폭력과 폭언을 해도 모두 이해한다고 말한다. 중학교 언니 또한 자신을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하며 심부름을 시키지만 사춘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상담 중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며 매우 순응적인 아이다. 자신이 착하지 않으면 남아있는 어머니마저 자신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아버지 죽음과 연관 지어진 것 같다) 착하게 행동해야지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끼며 매사 수동적이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과 환경이 무조건적 순응적인 아이들을 만든다.

어렸을 때 잘못된 부모의 양육은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게 된다. 즉, 말을 잘 듣고 좋은 사람이며 사랑받을 수 있는 ‘착한아이’ 그렇지 못하면 ‘나쁜 아이’가 된다.

주로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일수록 순응적이며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무시한다. 부모의 통제 욕구로 인해 아이들은 어른이 보기에는 참 착해 보일 수 있으며 ‘어른스럽다. 말을 참 잘 듣는다.’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소위 ‘애어른(어른아이)’ 같은 아이들이다. 한 부모 가정 내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한 쪽 부모의 빈자리를 아이가 대신 채워주기 바라기 때문이다. 강박적으로 착한아이가 되어야 하는 생각이 깊어질수록 우울감이나 틱 장애, 공황장애에 빠지게 된다. 더 심한 경우 타인을 해하거나 자신을 학대하기도 한다.

 

'욕구의 배설‘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어렸을 때부터 억압되어 온 아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개입으로 자아형성이 어렵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제때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싫다는 말과 거절, 분노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싫어도 무조건 좋다고 말한다. 착한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존감이 매우 낮고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부모가 불안정적인 환경을 만든다면 불안에 더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다.

가치관 형성에 70%~80%는 부모가 영향을 미친다. 아이 스스로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더불어 자신만의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에릭 번(Eirc Berne)은 교류분석(TA: Transactional Analysis)을 통해 자아를 크게 세 가지 부모(어버이), 성인(어른), 어린이로 나누었다. 또 다시 세분화 시켜 어린이 자아는 ‘반항적 어린이 자아(Rebelling Child Ego)’, ‘순응적 어린이 자아(Adapted Child Ego)’,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Free Child Ego)’로 나뉜다. 착한아이들은 대부분 순응적 어린이 자아가 높다.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아이들은 세 가지의 자아 중 한 모습이 보이게 된다. 순응적 어린이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착한아이로 보이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속에는 자기비하와 열등감이 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욕구억압이 심해지면 분노와 반항으로 나타날 수 있다. “I'm Not OK, You're OK(자기부정-타인긍정)"의 자기희생적인 생각본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기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계발에 충실한 사람은,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기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매우 이기적이다. 그러나 그 욕망이라는 것은, 정서적으로 유치한 사람이 갖는 자기중심적인 욕망과는 다르다. 예컨대 저 녀석이 꼭 보기 싫다든가, 앙갚음을 하고 싶다든가 따위의 신경증적인 욕구와는 다른 것이다. 그야말로 순수한 열망에 기초한 능동적인 바람이다. <착한아이 증후군 中>” 이들은 성장해 가면서 착한사람으로 고착이 되어 스스로의 만족 보다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게 된다. 감정 표현을 못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며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착한아이 증후군에 관련된 영화 겨울왕국/ 2014, 가족의 탄생/2006, 너는 착한아이/2016, 블랙스완 /2010, 인사이드아웃/2015, 드라마는 신데렐라언니 / KBS 2010, 도서는 착한아이 콤플렉스, 샨티,조안루빈-뒤치/ 2005, 착한아이로 키우지 마라, 카토 다이조/2012,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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