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과 카네기

2012-07-09     김수지 기자

 

사람 마다 인생의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특별히 자랑할 만한 삶은 아닐지라도 열심히 살아왔었는데 2005년 3월 갑자기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직을 그만 두게 되었다. 아내의 표현 대로 라면 “단 하루도 직장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백수가 되었다.

오뉴월 햇볕 속에 가방을 들고 서울 시내를 걸어 다니기도 힘들기도하여 봉평에 있는 지암정사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던 즈음 카네기연구소의 최염순 소장이 한 날 해준 말이 떠올랐다. “강사장님, 언제라도 시간이 나면 저에게 연락해주셔요.”

이 말이 인연이 되어 카네기최고경영자과정 제39기에 등록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은 역삼동에서 젊고 순수한 분들과 교유하게 되었다. 그 이전에 최소장께서 준 ’카네기인간관계론’의 영문테이프 8개 짜리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를 차 뒷좌석에서 줄잡아 200번은 들었었긴 했다.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머리로만 익혔던 때였다.

카네기는 1936년판 서문을 이렇게 맺고 있다. ‘허버트 스펜서의 말처럼 ”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다. 이 책은 바로 행동의 책(action book)이다.’ 카네기의 행동학습(action learning)을 통하여 얻은 소득은 무수히 많다. 가장 큰 소득은 좀 더 겸손한 인간이 된 게 아닌가 한다. 알게 모르게 그간의 직장생활에서 이룬 작은 성공에 취하여 스스로 겸손하지 못했던 것을 지각하게 된 점이다. 당시 아내가 자주했던 말이 “당신은 집에 와서도 회사에 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재 작년 말 ‘아트스피치’에서 주관한 ‘CEO 건배사 대회’에서 테이블 대표, 예선, 결선을 거쳐 650만원 상당의 1등 상을 받았다. 요즘은 어디서 상 받을 기회도 없어 내심 감격한 터였다. 행사가 끝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탈렌트 사미자 선생님을 뵙는데 내게 100점 만점을 주었다는 게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보니 무대에서 결선 건배사를 시작 하기 전에 “제가 오늘 사미자 선생님, 안숙선 선생님을 앞에 모시고 이런 말씀 기회를 가졌다는 걸 제 아내에게 꼭 자랑하겠습니다”라고 한 게 1등 상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 분들이 심사위원이셨다! 카네기의 ‘칭찬은 무쇠도 녹인다’는 기본원칙이 결실을 본 것이었다. 카네기 학습에서 배운 마술의 원칙 “자, 여러분 잔을 들어주십시오”도 한 몫을 하였다.

세상에 좋은 내용으로 가득 찬 책들이 많지만, 카네기 만큼 실천적인 액션 북은 이 세상에 없다. 카네기가 온 세상에, 또 카네기를 학습한 모든 ‘카네기인’에게 열정을 심어주고 행복한 성공을 이루게 해 주었다.

한국 카네기연구소의 최염순 박사님의 공로 또한 대단히 크다.

전국적으로 수 만 명의 CEO들이 전문 교육을 받아 직장에서 또 가정에서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있고, 다양한 연령대의 교육과 전문과정을 통하여 살 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한다.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카네기’와의 인연에 감사 드린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데일 카네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