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 내내 음악적 엑스터시 체험의 연속

음악적 엑스터시(ecstasy: 황홀경)의 체험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까.

4년여 넘게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을 시향의 음악감독의 부재속에 얼마나 서울시향 음악감독에 대한 열망이 컸는지를 보여주는 연주가 지난 주말 롯데콘서트에서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을 통해 펼쳐졌다.

서울시향 연주라면 미국형의 통상 무대 우측에 배치되던 더블베이스군이 무대 좌측에 배치되는 유럽형의 관현악 배치를 시도하며 새로운 수혈은 신선했다. 올해 만 67세인 핀란드 출신 오케스트라 빌더로 불려지는 오스모 벤스케의 의욕은 새롭게 출발하는 서울시향 단원들의 남다른 각오와 함께 긴장과 더불어 90여분 음악적 엑스터시를 전개시켰다.

BIS 레코드에서 출시한 오스모 벤스케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레코딩한 말러교향곡 2번 ‘부활’을 들었다. 첫 마디부터 연주를 듣는 순간 소름과 긴장이 엄습하는 체험과 5악장의 깔끔함이 돋보이는 연주, 일사불란한 Minnestoa Chorale의 합창이 마무리짓는 명연주였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음반이었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서울시향의 첫날 연주를 놓칠 수 없어서 첫날 말러교향곡 2번 부활에 대한 서울시향 연주는 KBS 클래식 방송 라디오로 들었다. 거대한 소용돌이로 전개되는 금관악기의 활약이 큰 5악장의 장엄한 연주가 클래식 라디오 중계로 연주되는 것에서 매우 인상깊었다면 2월15일 토요일 오후 롯데콘서트홀 객석에 자리잡았을 때엔 신임 음악감독과 의욕적으로 시작하려는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2번 ‘부활’ 1악장 Allegro maestoso부터 흡사 6년전 2014년 3월말 예술의 전당서 성시연 지휘로 같은 곡으로 부활한 경기필의 열기를 훌쩍 뛰어넘는 느낌이었다.

최근 서울시향의 연주에서 음악적 몰입의 경지를 열어준 서울시향의 오케스트레이션의 기억으론 지난 6월21일 2019 서울시향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으로 후반부에 연주된 라흐마니노프의 죽음의 섬, A단조, Op. 29와 스크랴빈의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가 근래 보기 드문 높은 연주의 밀도로 필자에겐 음악적 몰입의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준 드문 연주회의 하나로 기억에 남아있다.

아기자기하게 연주되듯한 제2악장 Andante moderato와  제3악장 Scherzo. In ruhig fliessender Bewegung(부드럽게 흐르는 운동감을 가지고)를 거쳐 이번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2번 ‘부활’은 제4악장 Urlicht에선 3악장의 여음이 채 가시기 전에 메조소프라노 카트리오나 모리슨의 음성이 나지막하게 울리면서 “나는 오히려 천국에 있고 싶다‘고 읊조리는 것이 필자에겐 2013년 7월 19일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제4번에 출연한 푸에르트리코의 마르티네스가 '천국의 즐거움', '어린 양', '천국의 땅', 그리고 '천국의 음악'등 천국의 네 가지 모습을 서정의 리릭 소프라노의 맛깔스런 음색으로 노래하는 것을 연상케해 성악과 관현악의 이상적인 조화를 보여주는 말러교향곡의 특성에 새삼 다시 한번 빠져들었다.

말러음악 음악적 체험 엑스터시의 최고조는 5악장에서 합창이 “나는 쟁취한 날개를 달고”를 시작하는 부분부터 점차적으로 상승하는 에너지가 “부활하리라, 부활하리라(Aufersteh'n, ja, aufersteh'n)하고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공연이 끝나자 마자 괴력의 고성이 콘서트홀을 휘감는 순간은 이날 연주회에 대한 관객의 기대가 얼마나 컸던가를 반증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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