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소프라노 활동의 활발한 부활을 기대한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3막에 나오는 광란의 아리아 <il dolce suono...spargi damaro pianto>는 국내에서 쓰리 소프라노의 한명으로 각광받았던 소프라노 신영옥의 전매 특허 특기이자 소프라노 여신(女神)의 재림을 느끼게 하는 아리아다.

지난 2월1일 토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서 있었던 신영옥 데뷔 30주년 콘서트에서 신영옥은 이 곡을 자신의 마지막 앵콜이자 하이라이트로 삼았다. 신영옥의 진가를 잘 보여주는 가장 감동적 목소리였다고 생각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30년전부터 시작된 한국의 쓰리 소프라노의 부활이 최근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비쳐져서 필자 개인적으론 아쉬운 한 순간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쓰리 소프라노라는 개념이 일반에 잘 회자되지도 않고 신영옥 조수미 홍혜경으로 대표되는 쓰리 소프라노의 활동도 예년만큼 성악팬들에게 잘 체감되지 않는 것 같다. 박혜상, 황수미, 홍혜란, 임선혜등 쓰리 소프라노 이후의 국내 소프라노 배출 저변이 넓혀진 탓일까. 이런 차제에 신영옥 데뷔 30주년 콘서트는 그녀의 특성이랄 수 있을 카리스마가 돋보이면서도 작품성에 천착하는 아리아를 들려주는 신영옥의 건재를 알린 무대가 된 것 같아서 무대를 휘어잡는 신영옥의 카리스마는 토스티의 세레나데에서부터 무대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필자에겐 느껴졌다.

신영옥 데뷔 30주년 콘서트는 3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치곤 프로그램 편성상 쓰리 소프라노들 가운데서도 신영옥이 큰 무대에 강하고 작품성에 천착하는 이미지로 비쳐졌던 필자에겐 풍성하다는 느낌을 솔직히 주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신영옥이 이날 부른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울게 하소서, You raise me up, 뮤지컬 <My Fair Lady>에 나오는 밤새도록 춤을 출 수 있다면, 엔리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는 곡들의 특성상 거의 정통 소프라노의 크로스 오버의 대중적 성격에 가깝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으로 들은 비앙카의 아리아 ‘일어서세요 아버지’는 사반세기전 이미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90이 다된 아버지를 두고 있는 신영옥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쓰리 소프라노의 부활을 그나마 기대케해서 개인적으로 주목해서 들었다.

팝페리나 이예영이 엘콘도 파사, 인연, 아름다운 나라, 오펜바흐의 캉캉등을 청아한 음색의 오카리나로 들려준 이색적 면도 새로운 점에서 정통 클래식 성악 무대에 곁들여 신선한 점도 있었지만 신영옥 데뷔 30주년 콘서트란 타이틀을 단 공연의 무게를 담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크다. 최근 3년전 내한공연을 가진 안젤라 게오류규의 The Essential 음반이나 디아나 담라우의 COLORaturaS 음반, 안나 넵트렙코의 Verismo 음반을 다시 꺼내들으면서 신영옥이 부른 오페라 <Lakme>의 작곡가 Leo Delibes의 프랑스 가곡 카딕스의 처녀들, 카타라니의 대표작 그렇다면 떠나겠어요등의 아리아등이 내용면에서 필자에게 그리 흡족치 않은 것은 왜일까? 신영옥이 콜로라투라 아리아들로 꾸민 자신만의 정통 별도 30주년 콘서트라도 조만간 여는 것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