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곰(Lagom)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사람들의 품성을 설명하는 말로 스웨덴어 사전에는 '알맞은, 적당히'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곰은 원래 ‘라겟 옴(Laget Om)’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말로 라그(Lag)는 팀(Team)이라는 뜻이고, 뒤에 붙은 ‘에트(Et)’는 정관사 그리고 ‘옴(Om)’은 ‘~을 둘러싸고’ 정도의 뜻인 전치사로 그러니까 ‘~에 둘러싸인 팀’ 정도의 뜻입니다.
바이킹은 뿔 모양의 전통적인 술잔이 있습니다. 그들이 함께 술을 마실 때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커다란 뿔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고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은 전사들이 그 뿔 술잔의 술을 한 모금씩 나눠 마십니다.
이 뿔 술잔은 맨 처음 사람부터 맨 마지막 사람까지 돌아야 합니다.
중간에 누군가가 많이 마시면 맨 마지막 사람이 마실 술이 남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반대로 중간 사람들이 술을 아껴 마시면 맨 마지막 사람이 혼자 많은 술을 마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맨 처음 사람부터 중간 사람들은 적당한, 그리고 알맞은 양의 술을 마셔야 합니다.
그래서 바이킹들은 언제나 둘러앉은 모든 사람들이 알맞게 그리고 적당히 술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에 둘러싸인 팀’인 ‘라겟 옴(Laget Om)’이 ‘알맞은, 적당한’이라는 뜻의 ‘라곰(Lagom)’이 된 데는 둘러앉아서 뿔 술잔의 술을 나누어 마시던 바이킹 전사들의 전통에서 나온 이유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라곰’을 프랑스의 ‘오캄(Au Calme)’, 덴마크의 ‘휘게(Hygge)’, 그리고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확행(小確幸)’과 같은 개념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중국의 ‘중용(中庸)’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요즘 이런 단어들이 행복하게 사는 삶이라며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단어는 몰랐을지 모르지만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에는 잎이 무성하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고 겨울에는 만물이 쉬면서 모든 조건이 다 소진되는 자연의 이치는 늘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살이도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살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마음 편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베풀고 함께하면 되는 것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해 무언가에 집착하면 다치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상처를 입을 일도 없고, 자연 순리대로 마음도 순리대로 살면 행복해진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일까요?
푸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의 푸념은 애교로 인정하지만 늘 푸념만 하게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도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을 다 압니다.
한번 시작하면 끝도 없이 계속 푸념을 하게 되고,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떠나게 되고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즐겁게 살고 베풀면서 살면 사람들이 밝은 햇빛을 맞으려 모이듯이 나에게 온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삶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쉬운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많이 가지려 욕심 부리지 말고, 많이 올라가려고 남을 누르지 말고, 푸념과 불평 대신 칭찬과 인정을 하면서 내 말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주면 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이젠 ‘라곰(Lagom)’  ‘오캄(Au Calme)’  ‘휘게(Hygge)’  ‘소확행(小確幸)’  ‘중용(中庸)’ 이런 것들의 뜻은 몰라도 됩니다.
그저 알기만 하고 생각만 하고 지내던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삶으로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삶, 그런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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